보험가입자의 운전습관에 따라 자동차보험료를 차등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주행거리뿐만 아니라 과속 여부, 운전 시간, 급브레이크 밟는 횟수 등 평소 운전행태를 보험료 산정에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험연구원은 28일 보고서에서 "현재 주행거리 확인 방법으로 이용하는 운행정보확인장치(OBD)를 이용해 얻을 수 있는 운전자의 운전 행태를 활용해 자동차보험료를 차등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OBD가 주행거리뿐 아니라 과속, 운전시간 등 운전 행태도 측정할 수 있는 만큼 이를 보험료 산정에 활용하자는 것이다.
연구원이 이 방안의 검토 필요성을 제기한 이유는 작년 말부터 출시된 주행거리 연동 자동차보험(마일리지 보험)이 한계점을 노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일리지 보험이 주행거리 총량을 줄여 자동차사고를 줄인다는 취지로 도입했으나, 주행거리가 많은 운전자에게 운행거리를 줄이도록 유도하는 측면은 부족하다는 게 연구원의 판단이다. 기존 운행거리가 적은 계약자의 보험료만 할인해주기 때문에 오히려 자동차보험 손해율 증가의 원인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높다.
현행 마일리지 보험 제도의 문제점을 해소하는 동시에 운전 습관도 변화시킬 수 있도록 보험료 체계 변화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연구원은 지적했다. 예컨대 대형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과속, 장시간 운전, 사고다발시간 운전 등을 보험료 할증 요인으로 적용하는 것이다. 미국 보험사 프로그래시브의 경우 마일리지 보험 가입시 장치를 통해 일정기간 가입대상 고객의 ▦운행거리 ▦운행시간 ▦운행속도 ▦급브레이크를 밟는 횟수 등을 조사한 뒤, 최대 30%까지 보험료를 할인해 주고 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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