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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진행진은 '옛말' 연금복권 열풍 식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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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진행진은 '옛말' 연금복권 열풍 식어간다

입력
2012.05.27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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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7월 선보인 연금복권의 인기가 주춤해졌다. 없어서 못 팔 정도로 매진행진을 이어가던 몇 달 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연금처럼 20년간 매달 500만원씩 지급하는 방식이다 보니, 팍팍한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 일확천금을 노리는 복권구입 심리와는 맞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연금복권 발행ㆍ관리를 담당하는 한국연합복권에 따르면 지난달 연금복권 판매액은 총 발행액 대비 79%에 그쳤다. 매주 연금복권 발행액 한도는 63억원. 따라서 지난달 매주 평균 49억8,000만원 어치의 연금복권이 판매된 셈이다. 작년 12월(99%)을 제외하곤 하반기 내내 매진행진을 이어가던 것과 비교하면 20% 이상 떨어진 것이다.

연금복권 매진행진이 끊어진 것은 작년 12월 28일 추첨분부터. 이후 100% 판매가 이뤄진 적은 한 번도 없다. 특히 설 연휴가 끼었던 올해 1월 25일 추첨분의 판매액(55억원)은 총 발행액 대비 87%로 떨어졌고, 2월 들어 상승세를 회복해 3월 90% 초반대의 매출액을 보이다 4월 들어 급감한 것이다.

연금복권의 인기가 시들해진 데 대해 복권발행 사업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는 신상품 출시효과가 걷혀가는 과정으로 분석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복권 신상품 출시효과를 6개월 정도로 보는데, 그 기간이 지나면서 과열이 진정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첨금을 일괄 지급하는 로또복권 판매액은 작년 12월 2,122억원, 올해 2월 2,221억원, 지난달 2,137억원으로 큰 변화가 없어 재정부 설명만으론 설득력이 떨어진다. 사회심리 전문가들은 팍팍한 현실을 벗어날 수 있는 수단으로 복권을 사는 것인데, 분할 지급하는 연금복권은 이런 심리를 충족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연금복권 1등 당첨자는 세금 22%를 제외한 390만원을 20년간 매달 지급받는 반면, 로또복권에 당첨되면 10억원 넘는 목돈을 한 번에 손에 쥘 수 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자본주의가 고도화하면서 물질에 대한 욕구는 급증했지만, 연금복권이 그 욕구를 채워주지 못하자 구매자들이 기대감을 버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신과 전문의 이창한씨는 "일확천금을 이룰 수 없는데다 저축은행 영업정지 등 사회적 신뢰 상실로 20년간 지속적으로 돈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심리가 깔려 있다"고 진단했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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