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새로 시작한 드라마로 에미상이나 골든글로브 수상 욕심을 내보려 합니다. 제 연기를 제대로 보여줄 수 있을 만큼 준비를 했거든요."
최근 미국 abc방송의 새 드라마 '미스트리스'(Mistresses)에 주인공으로 발탁된 김윤진이 프랑스 화장품 브랜드인 로레알파리 모델로 제65회 칸국제영화제를 찾았다. 그는 미국의 제인 폰다, 중국의 궁리, 인도의 아이쉬와라 라이 등 각국의 로레알 모델들과 함께 칸영화제 레드 카펫을 밟았다. 26일 오후(현지시간) 칸의 한 호텔에서 만난 그는 '미스트리스' 캐스팅에 얽힌 이야기 등 자신의 근황을 전했다.
'미스트리스'는 동명의 영국 인기 드라마를 밑그림 삼았다. 최근 1회분 촬영을 마쳤고 7월 초부터 본격 제작에 들어가는 이 드라마에서 김윤진은 파란의 여인 카렌을 연기한다. 정신과 의사로 환자와 사랑에 빠졌다가 그 환자가 죽은 뒤 장례식장에서 만난 환자의 아들과 눈이 맞는 역할이다. 김윤진은 "줄거리로만 보면 막장일 수 있지만 오열이나 분노 같은 극단적 연기가 없는 고급스러운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원작 드라마는 노출도 심했으나 미국판은 그렇게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김윤진은 "1회분 촬영할 때 달라진 위상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자신의 미국 출세작)'로스트'를 촬영할 때는 사람들이 내 이름을 부르기까지 한달 걸렸는데, 이번엔 첫날부터 스태프가 완벽하게 내 이름을 부르더군요." 제작 현장의 배우 명단 순번에도 그는 카렌의 친구 역할을 연기하는 유명 배우 알리사 밀라노에 이어 2번으로 이름을 올렸다. 김윤진은 "일종의 서열을 의미할 수 있는 번호인데 완벽한 신인으로 출연했던 '로스트' 때는 6번이었다"고 환하게 웃었다.
김윤진은 "아파트 정리를 위해 로스앤젤레스를 찾았다가 한번 본 오디션에 덜컥 합격해 '미스트리스'에 출연하게 됐다"고 밝혔다. "백인 4명, 히스패닉계 배우 1명과 함께 최종 오디션을 봐서 캐스팅을 기대하지 않았어요. 카렌은 한국계로 묘사되는 역할이 아니라 당연히 떨어지리라 생각했죠. 게다가 마음 먹고 본 오디션도 아니고. 저는 운명이라고 여깁니다."
김윤진은 한국에서 새 영화 '이웃사랑'의 막바지 촬영에도 매달려 있다. "배우들의 앙상블이 빛나는, 퀼트 같은 영화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칸영화제는 이번이 처음인데 모델로 오니 배우로서의 욕심이 더 나네요. 다음엔 꼭 영화로 이곳을 찾아야지요."
칸=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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