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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 때문에… 30대 가장이 부인·딸 앞에서 지하철 투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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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 때문에… 30대 가장이 부인·딸 앞에서 지하철 투신

입력
2012.05.27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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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친 몸을 이끌고 벌인 사업마저 실패해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던 30대 가장이 부인과 딸이 보는 데서 열차에 뛰어들어 숨지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26일 오후 3시20분쯤 부산 도시철도 1호선 서대신역 승강장에서 A(31ㆍ부산 남구 남천동)씨가 달려오는 열차를 향해 선로에 뛰어내려 그 자리에서 숨졌다. 이 사고로 도시철도 1호선 노포동 방향 열차 운행이 24분간 지연됐다.

당시 현장에서 5살 난 딸을 안고 함께 있었던 A씨의 부인(31)은 경찰에서 “집으로 가기 위해 한 정거장 전역인 대티역에서 지하철을 같이 탄 남편이 ‘이야기 좀 하자’며 서대신역에 내려 같이 내렸는데 갑자기 열차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경찰조사결과 보증금 200만원에 월세 15만원짜리 월셋방에서 어렵게 생활하고 있는 A씨는 5년 전부터 오토바이택배 기사 일을 해오다 지난해 말 교통사고로 허리를 심하게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택배 일을 못하게 되자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올 초 직접 오토바이택배회사를 설립해 운영했으나 빚만 진 채 사업을 접었다. 그 후 생활비를 벌기 위해 한 달에 10일 정도 막노동을 해 온 A씨는 최근 더욱 심해진 허리통증을 잊기 위해 술에 의지하면서 주위에 고통을 호소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일도 A씨는 기초생활수급자 신청동의를 받기 위해 아버지를 만나러 감천동 본가에 갔다 오던 길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숨진 A씨가 생활고를 비관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부산=김창배기자 kimc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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