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지역에서 발굴된 한국군 전사자의 유해가 6·25전쟁 이후 처음으로 고국의 품에 안겼다.
1950년 12월 함경남도 장진호 전투에서 전사한 뒤 미군에 의해 발굴된 고 김용수 일병(당시 17세)과 고 이갑수 일병(당시 34세)의 유해 등 한국군 유해 12구는 24일 공군 C-130 수송기 편으로 하와이를 출발해 25일 오전 8시40분께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국방부는 "북한 지역 국군전사자 유해를 국내로 봉환한 것은 1953년 정전협정이 체결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전사자 유해 12구는 6·25전쟁 당시 한국군으로 입대해 미군에 배속된 카투사로 2000~2004년 미국이 북한과 합동으로 유해를 발굴하는 과정에서 찾아냈다. 미국은 장진호 전투 지역에서 발굴한 유해를 하와이의 미 합동전쟁포로실종자사령부(JPAC)로 옮겨 신원확인 작업을 했으며, 이 과정에서 12구가 아시아 인종으로 분류돼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과 합동으로 감식한 결과 한국군 전사자로 확인됐다.
12구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김용수 일병과 이갑수 일병의 유해는 유가족과 협의를 거쳐 6월 중 대전현충원에 안장된다. 국방부는 나머지 10구에 대해서도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1933년 부산에서 출생한 김 일병은 17세의 어린 나이에 학도병으로 자원입대해 미 7사단에 배속돼 전투에 참가했다가 1950년 12월 2일 장진호 전투에서 전사했다. 1916년 경남 창녕에서 태어난 이 일병은 34세에 입대, 같은 해 12월 5일 장진호 인근 하갈우리(里) 전투에서 전사했다. 이 일병의 아들 영찬(65)씨와 딸 숙자(68)씨는 그리던 아버지를 헤어진 지 62년 만에 유해로 맞이했다.
이날 오전 서울공항에서 열린 봉환식에는 이명박 대통령과 김관진 국방장관, 제임스 서먼 한미연합사령관이 참석한 가운데 엄숙하게 거행됐다. 이 대통령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분들은 끝까지 찾아야 하고 유해라도 찾아야 한다"며 "가장 큰 국가 공로자"라고 말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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