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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드 자카리아 칼럼] 중국의 경제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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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드 자카리아 칼럼] 중국의 경제위기

입력
2012.05.25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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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보시라이 충칭시 당서기 축출 사건으로 드러난 중국 권력투쟁을 둘러싸고 온갖 추측이 무성하다. 그는 최고 권력에 오르기 위해 포퓰리즘과 돈, 음모를 일삼았다. 보시라이가 수많은 실책과 폭로, 불운 등으로 올해 퇴진하지 않았다면 그는 중국의 기술과 권위주의 체제를 뒤흔들었을지 모른다. 중국은 정치위기는 무사히 넘겼지만 더 시급한 과제인 경제위기와 맞닥뜨렸다.

전문가들은 지난 20년 동안 중국경제가 엄청난 불균형과 정책실패로 곧 붕괴할 것이라고 내게 말했다. 그들은 부실채권과 부실은행, 비효율적인 국영기업, 부동산 거품 등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그렇지만 이런 것들은 중국경제가 지난 30년 동안 매년 9.5%씩 성장하는 것을 방해하지 못했다.

세계적인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서 신흥시장 투자를 주관하는 루치르 샤르마는 최근 펴낸 책 에서 지금과는 다른 좀 더 설득력 있는 주장을 했다. 그는 중국의 실패가 아닌 성공에 주목했다. "중국은 자연스러운 경기침체를 앞두고 있으며 이는 전세계 권력 지형도를 경제부터 정치까지 모두 바꿔 놓을 것이다. 그리고 이제 막 성장하는 많은 국가들을 맥 빠지게 할 것이다." 그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는 점점 많아지고 있다.

중국경제 연착륙에 대비해야

중국의 성장은 대단해 보인다. 그러나 이런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다. 일본과 한국, 대만은 모두 약 20년 동안 연 9%에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하다가 불경기에 진입했다. 많은 사람들은 중국이 1990년대 침체를 겪고 아직도 회복하지 못하는 일본과 같은 운명에 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더 현실적인 시나리오는 70년대 아시아의 원조 호랑이였던 일본의 성장률이 9%에서 6%로 떨어진 것이다. 한국과 대만도 비슷한 궤적을 따르고 있다.

무엇이 성장을 둔화시키는가. 성공이다. 각 국가의 경제성장은 중산층의 부상으로 이어졌다. 경제규모와 중산층이 커지는 상황에서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진다.

샤르마는 "1998년 중국이 1조달러의 경제규모를 10%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경제활동 규모를 1,000억달러 늘리고 전세계에서 생산되는 상품-석유, 구리, 철강 등 모든 원자재 포함-의 10%만 소비하면 됐다. 그러나 2011년 5조달러의 경제규모를 같은 속도로 키우려면 경제활동 규모를 5,500억달러 늘리고 세계 상품시장의 30%를 흡수해야 한다"고 추산했다.

중국경제가 전진할 수 있는 모든 요인들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중국의 도시인구 비율은 지난해 50%를 넘었다. 도시 이주비율은 연간 500만명으로 점차 떨어지고 있다. 이는 중국의 경쟁력인 '넘쳐나는 노동인력'이 곧 고갈됨을 의미한다. 2020년까지 중국의 핵심인력은 겨우 500만명 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전 10년의 9,000만명 증가에 비해 극적으로 감소한 수치다. 한자녀 정책 때문에 은퇴한 인력을 대체할 젊은이도 거의 없다.

중국 정부도 샤르마의 전망에 충분히 공감한다. 지난 몇 년 간 중국 지도층은 성장둔화에 대비해 왔다. 원자바오 총리는 2008년 "중국경제는 불균형, 부조화, 비지속 상태"라고 말했다.

중국의 탄약은 여전히 풍부하다. 중국 인민은행은 금리를 낮출 수 있고 정부는 더 많은 지출을 할 수 있다. 그러나 화력에는 한계가 있다. 샤르마는 책에서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채무는 현재 30%이지만 기업부채(그 중 상당수가 국영)까지 더하면 그 수치는 걱정스러울 정도"라고 말한다. 정부는 기간산업 확충에 지출을 늘리겠지만 투자 수익은 점점 줄어들 것이다. 중국 소비자들은 더 많은 소비를 할 것이다. 그러나 안전망이 없고 노령화하는 사회여서 저축률도 여전히 높게 유지될 것이다.

중국의 아킬레스건은 경제 아닌 정치

샤르마는 중국 경제부흥에 힘입어 성장한 호주, 브라질 등도 원자재 수요 급감으로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는 천연원료인 혈암가스의 붐으로 유가가 하락해 전세계의 산유국들도 근심에 빠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샤르마는 중국의 성장률이 6%로 떨어진다고 해서 염려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오히려 다른 나라들이 부러워할 만한 수치다. 중국은 부강해졌고 어느 정도의 침체는 수용 가능하다. 중국의 권위주의 체제는 강력한 경제성장으로 스스로를 합리화했다. 만일 그 효과가 사라진다면 중국의 경제문제는 정치문제로 바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정리=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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