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ㆍ10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이후 기대와 달리 부동산 시장이 다시 급랭하고 있다. 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난달 반짝 상승세를 보인 강남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거래가 뚝 끊기면서 서울 대부분 지역은 다시 매매가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수도권 신도시의 경우 1년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지기까지 했다.
25일 각종 부동산정보업체가 내놓은 이번주(18~24일) 매매가 변동률에서 서울지역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부동산1번지의 경우 서울지역이 -0.04%를 나타냈고, 부동산써브와 닥터아파트는 각각 -0.05%, -0.06%로 조사결과를 내놨다. 강남ㆍ북할 것 없이 대부분 지역이 하락세를 보인 것이다. 특히 16일 서울시 재건축 심의 통과라는 호재를 맞은 개포 주공2, 3단지도 수천만원이나 떨어지는 등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신도시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이번주 매매가격이 0.08%나 떨어졌다. 2010년 8월(-0.09%)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조은상 닥터아파트 리처치팀장은 “계절적 비수기에다 5ㆍ10대책에 대한 실망감 때문에 신도시의 경우 1년9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지방 매매시장도 심상치 않다. 최근 2년간 매매가 상승률이 높았던 상위 3개지역(경남ㆍ전북ㆍ부산)이 하락세로 돌아서며 가격 조정 움직임까지 감지되고 있다. 부동산써브 조사에서 부산은 연속3주 떨어졌고, 경남 및 전북은 지난주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선욱 부동산써브 선임연구원은 “단기간 급등에 대한 부담감과 신규 아파트 공급 확대 등으로 인해 하락세에 진입한 것”이라며 “공급과잉과 함께 그리스 사태 등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침체까지 맞물려 과거 상승률이 높았던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매 하향세가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주택거래를 정상화하기 위해 남은 대책은 규제완화라고 한 목소리를 낸다. 가계부채 문제 등으로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가 힘들면 주택 거래를 억제하는 양도세 등의 세제 개편이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팀장은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있어야 매매가 이뤄지고 가격이 오르는 데 아파트는 더 이상 오를 것이란 심리가 실종돼 현재 투자대상으로서의 매력을 상실한 상태”라며 “세종시, 혁신도시 등으로 수도권 주택 수요층이 고갈됐기 때문에 소득이 늘거나 가격이 내려가지 않는 한 시장이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거래 진입문턱을 낮춰주는 거래세 완화 등의 추가대책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