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델리에 사는 루피 사란씨는 최근 원숭이 떼가 정원을 장악해 꼼짝없이 집 안에 갇혀 버렸다. 그는 "사람이 우리에 갇힌 동물이고 원숭이가 동물원에 놀러 온 것 같았다"고 호소했다. 델리의 가축위생센터는 2007년 이래 1만3,013마리의 원숭이를 포획했지만 매년 수만 마리씩 늘어나는 원숭이를 감당할 방법이 없다고 하소연한다. 원숭이 업무를 담당하는 시 관계자들은 일이 너무 힘들고 효과도 거두기 어렵다며 원숭이 포획 업무 중지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최근 최고법원에 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인도에서는 넘쳐나는 원숭이로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2007년에는 델리시 부시장이 원숭이의 공격을 받아 베란다에서 떨어져 사망했으며 이번 달에도 14세 소녀가 원숭이에게 쫓기다가 5층 건물에서 미끄러져 중상을 입었다. 전염병 발생 우려도 있다. 안토니 포시 국립전염병관리센터 원장은 "원숭이에게 물린 상처로 바이러스가 퍼져 치명적인 병을 앓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원숭이가 늘어나는 이유는 종교와 관련이 있다. 인도인의 80%는 원숭이의 형상을 한 힌두교의 신 하누만을 숭배하는 관습을 갖고 있다. 그래서 원숭이를 신성시하고 매주 화ㆍ목요일에는 먹이까지 준다.
그런데도 피해가 잇따르자 당국은 최근 대대적인 포획 작전을 마련했다. 과일과 빵이 든 덫을 설치하고 포획 포상금을 마리당 12달러로 인상했다. 먹이를 주지 말라는 캠페인도 시작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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