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적 LG~, 무적 LG~"
LG가 '새로운 서울 라이벌'넥센의 파죽지세 연승을 '8'에서 막아냈다. 24일 잠실구장을 찾은 LG 팬들은 5-3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기 위해 경기가 끝난 뒤에도 1루 관중석에서 빨간 막대 풍선을 두드리며 환호했다.
이날 선발승으로 팀의 2연패를 끊고, 개인적으론 6연승을 달성한 왼손 외국인투수 주키치(30)가 수훈선수 인터뷰를 위해 그라운드에 마련한 단상에 오르자 LG 팬들은 "주키치~"를 연호하며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에이스란 무엇인가. 혼자 힘으로 연패를 끊어내거나, 연승의 고삐를 더욱 강하게 당길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주키치는 이미 확실한 LG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최상의 컨디션이 아니더라도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는지, 팀에 공헌할 수 있는지 알고 있는 투수다.
주키치는 이날 100%의 컨디션이 아니었다. 직구의 최고 시속은 142㎞에 그쳤다. 특히 제구력이 크게 흔들렸다. 5-0으로 앞선 4회초 1사 후엔 4번 박병호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더니 계속된 2사 2, 3루에서도 7번 지석훈에게 또다시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 만루의 위기를 자초할 정도였다. 마음 먹은 대로 공이 들어가지 않자 마운드에서 짜증스런 표정을 짓는가 하면 무사 1, 2루에선 견제를 소홀히 해 2루 주자 박병호와 1루 주자 강정호에게 더블 스틸까지 내줬다.
5회초에도 마찬가지였다. 선두 9번 서건창에게 볼넷, 1번 정수성에게 볼넷을 연속으로 내준 뒤 1사 후 또 한번 상대의 더블 스틸에 농락 당할 정도였다. 그러나 위기 때마다 침착하게 시속 118㎞ 안팎의 체인지업을 주무기로 넥센 타자들을 삼진으로 돌려 세우거나 범타로 잡아내는 내공을 뽐냈다.
주키치는 경기 후 "오늘은 볼넷을 많이 내줘 승리를 가져 갈 자격이 없었다. 팀 동료들이 도와줘 승리할 수 있었다. 동료들이 고맙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결국 주키치는 6이닝 동안 28명의 타자를 상대로 98개의 공을 던져 4안타와 볼넷 6개로 3점을 내주고도 귀한 승리를 챙겼다.
주키치는 올 시즌 개막전인 지난달 7일 대구 삼성전에 선발로 나가 첫 승을 따낸 뒤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날까지 총 9게임에 나가 6승무패, 평균자책점 2.36. '꼴찌' 후보라던 LG가 20승(17패) 고지에 올라서며 돌풍을 일으키는데 맨 앞줄에 서있다.
부상을 딛고 재기해 마무리로 나가고 있는 봉중근은 누구보다 주키치의 승리를 반겼다. 주키치, 유원상(7회)에 이어 5-3으로 앞선 9회초 등판해 10개의 공으로 3명의 타자를 간단하게 처리하며 시즌 7세이브를 올린 뒤 "팀 승리와 주키치의 승리를 지켜 너무 기쁘다"며 주키치의 존재감을 인정했다.
인천에서는 두산이 SK를 11-2로 제압했다. 1차전 4-2, 2차전 5-2에 이어 SK와 대결에서 스윕을 달성했다. 5연패 수렁에 빠졌던 두산은 3연승(19승16패1무)을 거머쥐며 자존심을 지켰다. 김현수는 투런홈런을 포함해 5타수3안타3타점을, 손시헌은 솔로홈런을 포함해 5타수2안타3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승리를 견인했다.
대구에서는 선발 배영수의 호투에 힘입어 삼성이 롯데에 7-2로 승리를 거뒀다. 배영수는 7이닝 4안타 3볼넷 1실점으로 3승(2패)째를 올렸다. 삼성 선두타자 박한이는 0-1로 뒤지던 2회말 2사 만루에서 싹쓸이 우전 2루타를 터트렸다. 박한이는 4타수 2안타 4타점으로 승리의 주역이 됐다. 삼성 4번 이승엽은 5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오른쪽 펜스를 넘기는 시즌 8호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광주에서는 KIA가 한화를 12-3으로 대파하고 3연전을 독식했다. KIA 이범호와 최희섭은 6안타 5타점 5득점을 합작했다. 한화는 최근 6연패.
이창호기자 chang@hk.co.kr
인천=문미영기자 mym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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