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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ICBM 시험발사… 나토 MD시스템에 맞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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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ICBM 시험발사… 나토 MD시스템에 맞불

입력
2012.05.24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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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23일 최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전격 단행했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4단계 유럽 미사일방어(MD) 운영 계획을 발표한지 사흘 만에 나온 조치로 서방 주도의 MD 시스템을 무력화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국방부는 "러시아 북서부 플레세츠크 코스모드롬 기지에서 발사한 ICBM 시험용 탄두가 극동 캄차카반도의 쿠라 시험장에 설치된 목표물을 맞추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플레세츠크와 쿠라 기지는 약 6,000㎞ 떨어져있는데 핵탄두가 러시아 서쪽 끝에서 동쪽 끝으로 날아가 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했다는 의미다.

ICBM의 명칭과 정확한 사거리, 탑재한 탄두 개수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러시아 언론은 이 미사일이 기존 토폴M ICBM을 개량해 2009년부터 실전 배치한 야르스의 일종일 것으로 추정했다. 인테르팍스통신은 군 소식통을 인용, "새 ICBM은 로켓 추진체를 우주 궤도에 올리는 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연료체계를 업그레이드한 것이 특징"이라며 "MD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공략하는데 유리한 액체연료형 미사일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지난해 9월 실시된 1차 시험 발사는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담 코발 국방부 대변인은 "신형 ICBM는 제5세대 미사일 기술을 적용, 잠재적 미사일 방어망을 뚫을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자평했다. 이번 시험 발사가 MD에 대한 대응 성격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러시아는 MD 위협론을 꾸준히 경고해 왔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대통령은 미국이 2007년 유럽 MD 구상을 처음 내놓을 때부터 ICBM 실전 배치로 맞불을 놨으며, 지난해에는 미국과 맺은 새 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 탈퇴를 공언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미국이 MD 계획을 강행하면 2013년까지 신형 미사일의 생산을 두 배 늘리겠다고 위협했다.

하지만 미국은 20일 NATO 정상회의에서 2018년 완료를 목표로 준비 단계에 머물렀던 유럽 MD 실행 계획을 발표했다. MD 체제가 자리잡으면 폴란드, 루마니아에 미국의 SM-3 요격미사일이 배치되는 등 러시아 전역이 사정권에 들어간다. 따라서 러시아는 NATO와 통제권을 공유하지 않는 MD 불가 입장을 고수했고 폴란드와 인접한 서북부 칼리닌그라드와 서남부 크라스노다르 등에 요격을 피하는 이스칸데르(방공) 미사일시스템 구축을 서둘렀다. 빅토르 예신 전 전략미사일군 사령관은 "ICBM 발사는 러시아가 미국의 글로벌 미사일시스템에 군사기술적으로 답할 준비가 돼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러시아의 무력 반응에 담담해하면서도 군비경쟁을 촉발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눈치다. 미국은 러시아가 보유한 2,400여기(추정)의 전략핵탄두 정도면 MD 시스템을 쉽게 무력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러시아의 ICBM 시험 발사는 START의 합의 규정에 저촉되지 않는다"며 "핵전력 경쟁이 되풀이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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