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중국으로 진출한 액세서리 업체 A사는 최근 국내 복귀를 결정하고, 현재 지방자치단체와 협의 중이다. 과거에 비해 중국 인건비가 결코 싸지 않은데다, 유럽연합(EU), 미국 등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잇따라 체결하면서 한국에서 공장을 돌리는 게 앞으로 관세혜택에도 유리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지난해 중국인 800명을 고용, 연 매출 630억원을 올린 A사 관계자는 "중국 인건비는 해마다 무섭게 오르는 데 반해 노동력의 질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며 "같은 업종의 다른 10여개 회사들도 (우리처럼) 국내로 돌아가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해외에 진출했던 기업들의 국내 'U턴'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중국 진출기업들이 그런 편인데, 정부도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해외진출기업의 U턴을 촉진하기 위해 전담조직까지 구성하고 나섰다.
중국의 경우 풍부한 노동력 때문에 세계의 생산기지 역할을 담당했지만 최근 평균임금은 급격히 상승한 반면 노동의 질이나 가격 경쟁력은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평균 임금은 2000년~2005년 연 10%씩, 2005년~2010년 연 19%씩 각각 늘었으며 2015년까지 연 평균 18% 이상 꾸준히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최저임금이 시간당 4.5달러에 달해 전혀 임금경쟁력이 없어지게 된다. 한 현지진출 업체관계자는 "이 정도 임금이면 차라리 한국에서 외국인 근로자를 쓰는 게 낫다"면서 "아예 중국시장을 겨냥한 업체라면 모를까 생산기지 차원에선 전혀 매력이 없다"고 말했다.
미국 등 선진국 기업들도 탈 중국 및 고향 복귀를 서두르고 있다. 보스턴 컨설팅사는 최근 '미 제조업의 부활 가능성'이란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생산비용구조 변화에 따라 2015년까지 중국에서 미국으로 생산기지를 되돌릴 가능성이 높은 컴퓨터, 전자, 자동차 등 7대 산업을 전망했다. 이를 통해 향후 10년간 최대 1,200억 달러 생산증대, 310만명의 고용창출이 이뤄질 것으로 분석했다.
해외 진출 기업들의 국내복귀는 일자리 창출과 신규 투자 확대가 여의치 않은 우리나라 경제상황에서 가뭄의 단비 같은 소식. 지식경제부는 이와 관련, 24일 액세서리, 의류, 신발, 전자, 기계 등 5개 업종에 대해 '업종별 U턴 태스크포스(TF)'를 구성, ▦복귀기업 지원센터설치 ▦산업단지 우선 입주권 부여 등 정책적 뒷받침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조석 지경부 2차관은 "향후 5년 내 50여 개사가 돌아와 1만3,000명 이상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기업들의 해외진출을 막겠다는 것은 아니며 해외로 나가는 기업도 격려하면서 반대로 돌아오는 기업에 대해서도 돕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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