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명구(32∙삼성)는 2003년 프로에 데뷔해 오랜 시간 1군 26인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타석에 서는 것보다 대주자로 나가는 경우가 많았다. 빠른 발과 투수 타이밍을 뺏어 베이스를 훔친다. 도루를 쉽게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많은 부담을 안고 뛴다.
강명구는 24일 "프로 입단 후 8년이나 흘렀지만 여전히 긴장된다. 잘하면 당연한 것이고, 실패라도 하면 모든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며 "승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순간마다 대주자로 나가기 때문에 웬만하면 뛰어야 하는 부담감이 뒤따른다"고 밝혔다.
강명구는 경기 중 덕아웃에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다. 쉴 새 없이 몸을 움직인다. 언제 출격 명령이 떨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특히 5회 종료 후 클리닝 타임 때 그라운드에 나와 전력을 다해 뛴다. 그는 "남들은 편하게 야구를 한다고 생각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끊임 없이 몸을 풀고 대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주자로서 노하우가 쌓이면서 한결 여유도 생겼다. "이제 떨리는 긴장보다 설레는 마음이 더 크다. 빠른 발로 도루를 성공한 뒤 후속 타자의 안타로 홈까지 밟아 결정적인 득점을 올리면 정말 짜릿하다"고 말했다.
김재걸 3루 주루 코치는 "강명구의 주루 센스와 순간 스피드, 가속력은 8개 구단 선수 중 최고라고 자부한다. 대주자로서 강한 존재감을 보이는 선수는 강명구밖에 없다"고 칭찬했다.
강명구는 지난 시즌까지 프로 통산 7년 동안 82도루를 기록했다. 올 시즌엔 20경기에서 5개를 성공시켰다. 도루 실패는 한 차례도 없다. 그는 프로 선수인 만큼 대주자 전문 요원에서 만족할 수 없다. 타석에 설 기회를 많이 잡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타격을 잘하고 싶어 스프링캠프에서 준비를 열심히 했지만 잘 안 된다. 류중일 감독님이 농담으로 내 타구에 배팅볼 투수가 맞아도 아프지 않다고 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선발 기회를 잡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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