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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봉석 교수의 尿런 토크] 소변은 세균범벅? 편견일 뿐! 사후 손씻기는 선택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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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봉석 교수의 尿런 토크] 소변은 세균범벅? 편견일 뿐! 사후 손씻기는 선택의 문제

입력
2012.05.24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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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변 보고 난 후 꼭 손을 씻어야 할까. 이 문제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맞짱'을 뜬 적이 있다. 평소 소변을 아끼고 소변 덕분에 먹고 사는 비뇨기과 의사 입장에서 당연히 "씻지 않아도 된다"는 의견을 폈는데, 반대 의견이 워낙 많아 역부족으로 논쟁에서 밀렸다. 소변 본 후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이 소변은 세균이 많아 더럽다고 생각한다. 정말 그럴까.

우리 몸의 대사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여러 부산물들은 피에 녹은 상태로 콩팥으로 운반된다. 신장은 피 속에 들어 있는 요소, 요산, 크레아틴 등 불필요한 노폐물을 걸러내고, 이를 물에 녹여 소변을 만든다. 소변의 주성분인 물은 단순히 노폐물을 녹이는 용액으로서의 기능을 할 뿐 아니라 배설과 재흡수를 통해 수분과 전해질의 균형을 조정한다. 이렇게 해서 신장에서 만들어진 소변은 요관이라는 가는 관을 통해 방광까지 가 일단 저장됐다가 일정량이 차면 비로소 요도를 통해 몸 밖으로 배출되는 것이다.

신장, 요관, 방광, 요도로 구성된 요로는 소변을 통해 노폐물 배설과 생명 유지를 위한 필수장기로서의 역할을 한다. 따라서 소변에는 세균이 단 하나라도 있으면 안 되는 것이다. 이 점이 음식물 분해에 필요한 대장균이 존재하는 대변과는 다른 점이다.

그런데 항문 주위에 있는 대장균이 요도로 이동해서 세균이 없는 깨끗한 방광에 침입해 염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것이 방광염이다. 방광염은 여성에게 흔히 생기는 질환인데, 여성은 요도 길이가 짧고, 요도가 질과 항문에 근접해 있어서 질의 분비물이나 대변에 오염되기 쉬우며, 성생활 때문에 세균이 침입할 기회가 더 많이 때문이다.

결국 소변 보고 난 뒤 손을 씻어야 하는 이유가 세균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면 구태여 씻을 필요는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소변이 튀어서 손에 묻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다른 이유를 생각해보자. 대부분의 남자들이 소변이 손에 묻는 경우는 소변을 보고 난 후 요도에 남아 있는 소변을 털어서 마무리할 때다. 마지막에 소변을 잘 터는 것도 요령인데, 소변 줄기가 끝나자마자 2, 3번 털고 후딱 넣지 말고, 5초 정도 기다려서 후부요도에 있는 오줌을 앞으로 나오게 한 후 털어야 깔끔하게 마무리가 된다.

여자는 다행히도 요도에 남은 소변 때문에 불편함이 생기지는 않는다. 대신 소변 보고 난 후 잘 닦아야 하는데, 문지르지 말고 가볍게 두드리듯 닦아야 방광염의 위험을 줄일 수 있고 손에도 묻지 않는다.

이제부터 손 씻기는 평소 생활에서 열심히 하고, 소변 보고 난 후에는 과감하게 남의 눈치 보지 말고 바로 나와도 되지 않을까. 그러나 선택은 독자들의 몫이다.

이대목동병원 교수·비뇨기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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