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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EA 총장 "이란, 핵사찰 곧 서명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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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EA 총장 "이란, 핵사찰 곧 서명할 것"

입력
2012.05.23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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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과 서방(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독일∙P5+1)의 2차 핵협상이 23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시작됐다. 이틀 전 핵시설 사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이란을 방문한 아마노 유키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곧 (이란 핵시설 사찰에 동의하는) 협정에 서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이번 협상에 대한 기대를 한껏 높였다.

서방과 이란은 지난달 터키 이스탄불의 1차 핵협상에 이어 한 달 열흘 만에 다시 만났다. 지난번 협상이 핵 중단과 관련, 이란의 어떤 약속도 얻어내지 못한 채 마무리된 반면 이번에는 쌍방 타협을 통해 보다 구체적인 결과가 도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서방국들이 우라늄 농축률을 20% 아래로 제한하는 조건으로 이란의 핵개발을 허용하는 제안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란이 핵무기가 아닌 연구용 저농축 우라늄만 생산하겠다고 약속하면 서방은 핵개발 중단 요구를 철회할 용의가 있다는 뜻이다. 신문은 이란이 이 제의를 받아들여 IAEA에 핵사찰을 허용하고, 서방은 보답으로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완화할 것이라는 해피엔딩 스토리를 내놨다.

IAEA 총장의 발언은 이런 시나리오의 실현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유키야 총장은 22일 이란과 핵협상을 마친 뒤 “이란이 자국의 핵프로그램이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지 여부를 조사하는 데 원칙적으로 동의했다”며 “조만간 협정에 공식 서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IAEA가 조사를 요구하는 대상은 이란의 핵시설, 핵과학자, 핵 관련 문서 등이다. 여기에는 지난해 핵실험 의혹이 제기됐던 테헤란 남동쪽의 파르친 군사기지가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번 협상이 형식적 합의에 그칠 것이란 시각도 있다. 이란이 경제제재 해제를 위해 한 발 물러서는 제스처를 취하는 것이지 핵무기 야심을 진짜로 버리지는 않을 것이란 의심 때문이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약속과 행동은 별개”라며 “우리는 제재를 통해 이란을 지속적으로 압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빅토리아 눌런드 국무부 대변인은 “합의와는 별개로 (이란의) 약속 이행 여부를 계속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미 상원은 21일 이란석유공사 및 이란 유조선공사와의 금융거래를 차단하는 제재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스라엘은 서방이 이란의 사탕발림에 넘어가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IAEA와 이란의 협상 타결 임박 소식에 “핵시설 사찰로는 이란의 핵개발을 막지 못한다”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이란은 협상에 진전이 있는 것 같은 인상을 줌으로써 서방의 제재에서 벗어나려고 한다”며 “국제사회는 이란에 명확하게 핵개발 중단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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