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경기 포천시 광릉수목원에서 암컷 한 마리가 발견된 후 자취를 감춘 장수하늘소(멸종위기 야생동·식물 1급)가 국내 최초로 인공 번식에 성공했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은 유전적으로 동일한 중국 장수하늘소로부터 4년 만에 암수 한 쌍의 장수하늘소 성충을 얻어냈다고 23일 밝혔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영월곤충박물관과 함께 2009년 중국에서 들여온 장수하늘소를 암수 한 마리씩 가로, 세로 30cm의 사육공간에 넣어 교미와 산란을 유도했다. 2,3주 만에 알에서 나온 장수하늘소는 성충이 되기까지 3년이 넘는 시기를 애벌레인 채로 지내는데 이 기간 동안 소나무나 신갈나무, 느릅나무의 썩은 나뭇가지를 먹이로 제공했다. 이후 2,3주간의 번데기 과정을 거쳐 어른벌레가 됐다. 지금까지는 이런 기초적인 생태정보조차 알려진 게 없었다.
변혜우 국립생물자원관 동물자원과 연구사는 "울창하고 낮은 기온의 숲에서 자생하는 장수하늘소의 특성상 현재 우리나라 자연조건에서는 더 이상 번식할 수 없다고 판단된다"며 "인공 번식시킨 장수하늘소를 보호하고 개체 수를 늘리는 방법을 찾는 중"이라고 말했다.
크고 힘이 세다'는 의미의 '장수'라는 이름을 가진 장수하늘소는 우리나라 대표적 곤충이라고 할 수 있지만 1990년대 이후 극소수 관찰기록만 있을 뿐 사실상 멸종 상태다. 한반도, 중국 동북부, 극동 러시아 등에만 서식하는 국제적으로도 매우 희귀한 곤충이다.
권영은기자 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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