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에세이를 좋아해 친구들 사이에서 문학소녀로 불리는 수원 숙지고 K양은 인접한 장안고에서 올해 개설한 ‘현대문학의 감상과 이해’라는 문학 특성화 교과목을 선택해 장안고 학생들과 함께 듣고 있다. 반면 외교관이 꿈이어서 영어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는 장안고 L군은 숙지고 외국어 전문 교과목인 ‘영어 청해’를 신청했다.
고교생들이 인근 학교의 정규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하는 ‘교육과정 클러스터’가 올해 시범 운영을 끝내고 내년부터 경기지역 모든 고교평준화 지역으로 확대된다. 경기도교육청은 23일 “교육과정의 혁신과 학생의 교육과정 선택권 보장, 학교간 협력 강화를 위해 지난 3월부터 전국 최초로 시범 운영 중인 교육과정 클러스터를 내년 경기지역 모든 고교평준화지역으로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도교육청은 이를 위해 부천학군과 안산학군을 시작으로 다음달 1일까지 8개 평준화지역(11개 시, 158개 일반고 대상)을 순회하며 해당 지역 내 일반계 고교 교장들을 대상으로 정책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어 7월 말까지 신청 학교를 중심으로 교육과정 클러스터에 참여할 고교를 선정하고, 선정 학교에는 내년부터 연간 5,000만~8,000만원의 예산을 지원해 본격적인 정규수업 공유에 들어갈 계획이다.
교육과정 클러스터는 현재 수원권역 2개 고교, 부천권역 3개 고교에서 시범 운영되고 있다. 교육과정 클러스터에 따라 인근 학교의 정규수업이나 특성화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고교생은 해당 학교에서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등 모든 평가시험을 보며, 성적은 본래 소속 학교로 통보돼 생활기록부에 기재된다.
도교육청은 평준화지역 추진과정을 지켜보고 2014학년도에는 중소도시 및 특성화 고교, 2015학년도에는 농어촌 지역까지 ‘교육과정 클러스터’ 운영을 확대할 예정이다.
김기중기자 k2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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