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반 사고로 열 손가락을 모두 잃은 전문 산악인 김홍빈(48) 대장이 세계 제2의 고봉 K2(8,611m) 정상에 도전한다. 대한산악연맹 광주시연맹은 23일 "김 대장이 배훈희(43) 대원 등 2명과 함께 다음 달 중순 파키스탄에 있는 K2 등반에 나선다"고 밝혔다. 김 대장은 1991년 북미 최고봉인 매킨리를 등반하던 중 동상으로 양 손가락을 절단했다.
그의 K2 정상 도전은 이번이 두 번째다. 3년 전엔 정상을 500m 남겨 두고 폭설 때문에 발길을 돌려야 했다. 그는 이날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K2는 '죽음의 산'이라고 불릴 만큼 등반 할 때 작은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다"며 "산이 나를 받아줘야 정상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등반은 세미 알파인 스타일로 진행되며 남동릉(아브릇지) 루트를 이용할 예정이다.
그는 사고 후 97년부터 다시 산을 찾았다. 세계 7대륙 최고봉을 완등했고, 파키스탄 가셔브룸Ⅱ(8,035m), 티베트 시샤팡마(8,027m), 네팔 에베레스트(8,848m)를 등정했다. 8,000m 14좌 완등을 목표로 지금까지 총 6개의 봉우리에 올랐다. 손이 불편하기 때문에 루프를 거의 이용하지 않고 반드시 써야 할 때는 팔목에 묶어 사용한다. 산악 장비는 후배들이 특별히 개조해 준다. 김 대장은 "산은 돈이나 지위에 따라 편견을 갖지 않는다는 점이 좋아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며 "장애에 대한 세상의 편견에 맞서 '희망'의 증거가 되고 싶다"고 했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