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를 많이 받으려면 당연히 희소성이 있어야 되는건데 페이가 적어 불만이라면 본인의 스펙을 쌓아서 더 좋은 직장으로 옮겨가면 될 것 아닌가요.", "돈 없다고 하는 여자들 가방, 소품, 액세서리 다 루이비똥이더라. 참 아이러니 하더라고.", "그럼 국산 브랜드 판매사원은 적게 받아도 된다는 것처럼 들리네요."(18일자 11면 "명품 팔아주는데 싸구려 대우라니…"기사에 달린 댓글 의견들입니다)
LVMH 직원들의 어려운 사정을 '명품'과 '싸구려'에 빗댄 제목의 기사로 보도한데 대한 독자 여러분들의 비판에 일면 공감합니다. 하지만 몇 가지 오해가 있는 듯 합니다.
우선 명품 화장품 판매 직원들의 열악한 근무 현실을 보도한 것이 '백화점의 다른 판매 직원들은 푸대접을 받아도 된다'는 취지는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번 기사는 소비자들이 갖고 싶어하는 이른바 '명품'에 가려 보이지 않는 판매직원들의 고통을 알리는 것입니다. 백화점, 대형 할인점 등에 파견된 직원들이 어떤 대우를 받는지, 감정 노동자의 현실이 얼마나 힘든지 함께 생각해 보자는 취지도 있습니다.
노동시장에서는 희소성 있는 노동이 더 높은 가격(임금)을 받고, 그렇지 않으면 '싸구려' 취급 받는 게 현실입니다. 어찌 보면 시장경제체제에선 당연한 논리겠죠. 하지만 일정액 이상의 가치를 보장받는 것은 생존권 문제와 맞물립니다. 그것이 어느 정도 선이어야 하는가는 해석 나름이겠지만 기사가 다룬 근로자들은 법이 보장한 최저임금을 약간 상회하는 수당을 받는 터여서 단순히 돈 더 받겠다는 '투정'은 결코 아니었습니다.
취재 기자로서 '집회 참석 노조원들이 모두 명품으로 치장하고 루이비통 가방을 갖고 있더라'는 지적에는 고개를 갸웃하게 됩니다. 현장에서 만난 노조원들 중에 '명품으로 치장했다'고 할만한 분들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들은 여느 집회에서 만나는 노동자들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12시간 넘게 꼼짝없이 서서 깐깐한 고객들을 응대하는 업무 때문에 상당수 직원들은 하지정맥류, 방광염, 우울증을 호소했습니다.
지면의 한계로 더 많은 이야기를 담지 못한 점은 아쉽습니다. 다양한 의견 참고해 기사 취재ㆍ작성시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기사의 완성도를 높여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박철현기자 k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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