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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애국 마케팅 짭짤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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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애국 마케팅 짭짤하네"

입력
2012.05.2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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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시대니까 대한민국에 더 힘이 되어야죠. 국내자본 100% 농협은행 모르세요?"(배우 설경구)

NH농협은행이 애국주의 마케팅으로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이달 초부터 최민식, 송강호, 설경구 등 중년 연기파 배우를 앞세워 농협이 100% 토종은행이란 점을 부각시킨 광고를 내보내고 있는데 시청자 반응이 긍정적이다.

22일 광고 리서치회사 AD컨슈머리포트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간 '광고 시청 후 호감도 긍정 변화 베스트'항목 2위에 농협은행 광고가 올랐다. 시청 후 댓글도 "100%대한민국 은행이라고 부각한 문구가 인상 깊다"거나 "국민배우들이 나와 국내 최다 점포(최민식), 사회공헌 최고(송강호)라고 말하니 신뢰가 간다"는 호평이 많았다.

농협은행 측은 "전문은행으로 새 출발 하는 시점이라 '토종 시중은행'으로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초점을 맞추었다"고 말했다. 신충식 NH농협금융지주 회장 겸 농협은행장도 3월 취임 이후 줄곧 "순수 국내자본으로 설립한 유일한 민간 금융회사답게 국내 금융산업에 대한 외국 자본의 잠식을 견제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해 왔다.

하지만 이런 농협의 마케팅 전략을 바라보는 경쟁사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농협은행의 애국주의 마케팅 뒤엔 "다른 금융지주는 외국인 지분이 많게는 절반 이상 섞여 있는 '무늬만 국내산'"이란 속뜻이 숨어 있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하나, KB금융, 신한금융지주는 외국인 지분이 모두 60%를 웃돌고 있고, 우리금융지주도 20%를 넘는다. 실적발표 때마다 고배당 시비가 불거지는 것도 금융회사들이 예대마진과 수수료 장사로 번 돈으로 외국인 주머니만 불려주고 있다는 인식이 퍼져있기 때문이다.

농협은 여기에 국내 토착은행이란 이미지 구축에 성공하면 지방자치단체 기금운용을 비롯한 대학과 병원, 국책연구원 등 공공기관을 고객으로 확보하는데 유리할 거란 계산도 이미 마친 상태다.

이에 대해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민족자본을 내세우는 건 시대착오적"이라며 "국내 은행들이 고배당을 자제하고 있고 저신용자, 저소득 서민들을 지원하는 상품들을 많이 출시하며 우호적 여론 형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마당에 농협은행이 편 가르기 마케팅에 나서 불편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농협은행은 경쟁사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것 역시 농협은행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보고 웃음을 애써 감추고 있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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