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시내버스 임금 협상이 타결되면서 교통대란은 피했지만, 이를 계기로 택시와 지하철, 마을버스 등 다른 운송기관 근로자들의 임금 인상요구가 연쇄적으로 이어지는 ‘후 폭풍’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시가 시내버스 운전자의 임금 및 근로여건이 높은 수준이라는 점을 대외적으로 알리기 위해 다른 운송기관 근로자의 임금을 비교해 함께 공개하자, 각 운송기관 근로자들이 임금비교에 따른 상대적인 차별적 대우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시에 따르면 시내버스 운전자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4,000여만원인데 비해 마을버스 2,160여만원, 택시 2,000여만원 등이었다.
마을버스 기사들은 불만을 토로했다. 마을버스는 대부분 중소업체에서 운영하고 있어 영세한 데다 업체별로 기사가 10~15명 정도여서 노동조합을 결성하기 힘들다. 따라서 이들은 임금 협상에 조직적으로 나서지 못해 처우가 열악한 편이다. 마을버스 기사는 2010년 기준으로 평균 월급이 140만원대였고, 지난해에는 168만원으로 인상됐다. 서울시도 마을버스 기사들의 열악한 현실을 고려해 지난 2월 대중교통 요금을 150원 인상하면서 마을버스 운영업자들에게 기사들의 임금을 평균 180만원 선으로 인상하도록 각서를 받았다. 마을버스 기사 윤모(43)씨는 “시가 나서 임금인상을 보장해 주긴 했지만 버스와 비교할 때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며 “마을버스나 버스 모두 대중교통인데 이렇게 차이가 클 수 있느냐”고 분개했다.
택시기사들도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2009년 6월 이후 요금은 3년째 동결된 상태인 데다 경기가 안 좋아 손님이 줄어들면서 수입이 사납금을 제외하면 평균 1만원도 채 남지 않는 열악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헌영 서울택시노조 노사대책부장은 “택시 요금이 인상되면 임금협상을 통해 노사 간 수익분배 비율을 결정해서 임금을 인상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며 “올해는 총선과 대선이 들어 있어 현실적으로 요금 인상은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택시 기사들은 요금인상 보다는 택시 연료인 LPG의 원가 공개 및 가격 안정화, CNG 등 대체 연료 공급 확대 등을 요구하며 시에게 현실적인 지원책을 요구하고 있다. 택시노조는 내달 중순쯤 전국적으로 집회를 열고 시의 지원책을 요구할 방침이다.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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