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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진작가 아해 프랑스 마을 통째로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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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진작가 아해 프랑스 마을 통째로 샀다

입력
2012.05.22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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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진작가 아해(71)가 프랑스의 작은 마을을 샀다.

르몽드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해가 운영하는 아해프레스가 리모주시 법원이 21일 진행한 생 니콜라 쿠르베피 마을 경매에서 52만유로(약 7억7,300만원)에 최종 낙찰을 받았다.

파리에서 남서쪽으로 약 450㎞ 떨어진 쿠르베피는 면적 10만㎡, 인구 150여명의 작은 마을로, 마을과 그곳에 있는 농가 19채, 마구간, 수영장, 테니스장 등이 아해의 소유가 된다.

쿠르베피는 13세기에 지은 성과 예배당 등이 남아있는 역사 유적지다. 한때 수백 명이 살았지만 1970년대 주민들이 도시로 대거 이주, 인구가 감소했다. 1990년대 호텔과 별장이 들어서면서 휴양지로 개발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성사되지 못했으며 그 뒤 도둑이 들끓는 유령 마을로 전락했다. 2003년에는 부동산 개발업자가 70만유로에 마을을 사들여 휴양지로 다시 개발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결국 올해 2월 마을이 경매에 나왔는데 이 소식은 국제적인 화제가 됐다. 33만유로로 시작한 이날 경매에는 장애인 주택단지를 조성하려던 벨기에 기업과 촬영지로 사용하려는 네덜란드 방송국 등이 참가했다.

주민들은 아해가 마을을 사들였다는 소식에 반가움을 나타냈다. 베르나르 길엠 쿠르베피 부면장은 "마을이 국제적인 관심을 받으며 높은 가격에 팔려 기쁘다"며 "소유주가 지역경제를 살리고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서 활동하는 사업가이자 사진작가인 아해는 1941년 일본 교토(京都)에서 태어났다. 2차 대전 직후 한국으로 돌아온 아해는 20세부터 그림, 조각 등 예술 활동을 했다. 카메라를 모으면서부터 사진을 찍기 시작한 그는 자연풍경을 솔직하고 단순하게 묘사한 사진으로 유명하며 뉴욕과 프라하 등에서 전시회를 열었다.

그는 유기농업과 자연보호 활동을 하는 기업을 세워 환경운동에도 나서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벤더농장 등 모두 123개의 농장을 운영 중이며 1,000개가 넘는 특허와 상표를 등록했다. 그는 개인 웹사이트에 "사람이나 사람의 활동으로 인해 방해받지 않고, 자연이 본래의 모습으로 보여지는 유기적 삶을 추구한다"고 썼다. 그는 쿠르베피를 어떻게 꾸밀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지만 자연을 있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주민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사업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달 26일부터는 스튜디오 창 밖 풍경을 관찰해 찍은 사진을 선보이는 '내 창문을 통해'라는 제목의 개인전을 파리 튈르리 정원에서 개최한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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