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외채(대외채무)가 사상 처음 4,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올 들어 3개월 동안 130억달러나 불어났다. 외국인들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국내 채권을 대거 사들인 데 따른 것이어서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글로벌 신용경색이 재발해 일시 이탈할 경우에 대한 대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3월말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3월말 현재 우리나라의 외채 잔액은 작년 말보다 130억달러 늘어난 4,114억달러(약 478조9,000억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세계적으로 자금줄이 막히면 일시에 상환 압박에 시달릴 수 있는 만큼 경계심을 늦출 수 없는 상황. 국내총생산(GDP)에서 총외채가 차지하는 비중(35.7%)은 주요 선진국에 비해서는 낮지만 대부분 신흥국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차입형 외채보다 외국인들의 투자용 외채가 증가했다는 점에서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게 한은과 정부의 시각이다. 한은 관계자는 "외국인들이 국내 채권을 안전자산으로 인식하면서 대거 투자를 늘린 게 외채 증가의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1분기에 늘어난 외채는 대부분 장기외채(128억달러)여서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그래도 어찌됐든 외채 총량 증가는 자본유출입이 심한 우리나라에는 위험 요인일 수밖에 없다. 기획재정부는 "향후 외채 추이, 자본유출입 동향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대외건전성과 관련된 위험 요인에 대해서는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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