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화재로 소실돼 150억원을 들여 복구 중인 숭례문이 전통 기법을 따르지 않은 설계 잘못으로 원형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감사원이 22일 공개한 '문화재 보수 및 정비사업 집행 실태' 감사 결과에 따르면 2009년 7월 숭례문복구자문단 기술분과 회의에서 '지붕 강회다짐층'은 통풍과 공기순환이 어려워 목재 부식이 심화되는 등 숭례문의 원형 훼손의 우려가 있다는 점이 제기됐는데도 문화재청은 설계를 변경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붕 강회다짐층은 누수와 기와 침하를 방지하기 위해 1960년대부터 널리 사용된 시공 방식이다. 하지만 목조건물 구조에서는 서까래의 처짐과 변형 등으로 균열이 발생하기 때문에 방수층으로서 역할이 미약하고, 화재가 발생하면 두껍고 단단한 강회다짐층이 오히려 장애가 돼 건물 내부의 불길을 진화하는 데 어려울 수 있다고 감사원은 설명했다.
감사원은 이에 따라 강회다짐층 대신 보토(補土)를 두껍게 하거나 보토에 강회를 혼합하는 전통기법에 따라 설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문화재청은 "숭례문에 강화다짐층 공법을 적용하는 것이 문제가 있는지 재검토하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정원기자 sj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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