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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노조 폭로… 파업 사태 새 국면/ "김재철 사장·무용가 J씨 오송 아파트 3채 공동매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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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노조 폭로… 파업 사태 새 국면/ "김재철 사장·무용가 J씨 오송 아파트 3채 공동매입"

입력
2012.05.22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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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노조가 22일 김재철 MBC 사장이 무용가 J씨와 아파트 세 채를 공동 매입해 전세 관리까지 함께해 온 정황을 폭로했다. MBC 관련 공연 몰아주기로 J씨에게 20억여원의 특혜를 줬다는 노조의 주장을 억지라고 일축해온 김 사장이 이번 일로 궁지에 몰리면서 이날로 114일째를 맞은 MBC 노조 파업에 어떤 파장을 몰고 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MBC 노조는 이날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 사장이 J씨와 함께 KTX 역사 개통과 첨단의료복합단지 선정 등으로 한 때 투기열풍이 불었던 충북 오송 신도시에 내려가 수억원대 아파트 세 채를 차례로 구입했으며, J씨가 김 사장의 위임을 받아 전세계약까지 진행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노조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J씨는 2007년 12월 26일 오송 호반베르디움 아파트 601동을 계약했고, 이틀 후인 28일 김 사장이 맞은편의 602동을 샀다. 또 이곳에서 300m쯤 떨어진 모아미래도 아파트 한 채도 J씨의 이름으로 2009년 6월 15일 계약이 이뤄졌다. 이들 아파트는 모두 30평대로 현재 시세는 각각 2억5,000만원 안팎으로 총 8억원 상당이다.

노조는 "김 사장과 J씨가 오빠 동생 사이라며 함께 집을 보러 다녔고, 처음에는 J씨 명의로 두 채 모두 구입하려다 다주택자 중과세를 피하기 위해 한 채를 김 사장 명의로 계약했다"는 부동산 중개업자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노조는 또 관련자들 진술을 토대로 2010년 8월께 김 사장 명의의 호반베르디움 아파트 전세계약 당시 J씨가 김 사장의 위임장을 받아 계약을 진행하려다 세입자가 거부하자 김 사장의 직접 나와 도장을 찍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김 사장이 신분증 사본, 인감증명서 등 부동산 거래와 관련한 개인 정보를 모두 J씨에게 일임할 정도로 두 사람은 특수관계"라며 "(아파트 세 채를) 명의를 분산해놓고 전세는 정씨가 관리하는 등 사실상 두 사람의 공동재산이라는 의심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사장과 J씨 모두 오송에 연고가 없고 실제 거주하지도 않아 투기 의혹도 일고 있다. 노조는 "미등기 상태에서 흔적을 남기지 않고 시세 차익만 얻은 뒤 되파는 전형적인 단타성 투기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어 "아파트 구입 시점이 J씨가 MBC가 주최하는 공연을 잇달아 수주해 특혜 의혹을 받는 시기와 겹친다"며 자금 출처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김 사장과 J씨가 아파트를 사들인 2007년 말부터 소유권 이전 등기를 모두 마친 2011년 5월까지 J씨가 MBC 공연 출연 및 수주로 얻은 수익은 모두 5억7,000만원에 달한다.

이와 관련 민주노총 신인수 변호사는 "경찰이 김 사장과 J씨의 통장에 대한 계좌추적만 하면 1시간 이내에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라며 수사를 촉구했다.

MBC는 해명자료를 내고 "J씨가 매입한 아파트 세 채 중 한 채를 팔려고 해 김 사장이 노후 대비를 위해 샀을 뿐"이라며 "적법한 절차에 따른 정상적인 개인의 사유재산 활동"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노조는 2007년 김 사장과 J씨가 이틀 간격으로 아파트를 구입한 기록이 있는 등기부등본을 제시하며 "사측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연이은 폭로전으로 파업 사태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지만 MBC 관리감독의 책임을 진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는 여전히 뒷짐만 지고 있다. 김 사장이 본사 사장 취임 이후 2년간 법인카드로 7억원을 쓰면서 휴일 호텔 이용이나 명품백 구매 등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정황에 대해서는 "사실관계 확인중"이라면서도 법인카드 사용내역조차 확보하지 못했고, 의혹이 커지는 J씨와의 관계에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김재우 방문진 이사장은 최근 이계철 방송통신위원장이 MBC의 장기 파업 사태에 대한 의견 청취를 위해 호출했으나 방송 독립 훼손을 이유로 거부해 김 사장 봐주기가 도를 넘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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