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가 아프가니스탄 전쟁 출구전략을 확정하고 21일 이틀 일정을 모두 마쳤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나토군 철군 이후 매년 41억달러를 지원받기로 해 이번 회의의 최대 수혜자가 됐다. 반면, 파키스탄의 아시프 알리 자르다니 대통령은 피해보상 및 통행료 인상을 요구했다 빈손으로 귀국, 대조를 이뤘다.
나토 정상들은 회의에서 11년째 계속되는 아프간 전쟁 종식을 위한 3단계 출구전략을 재확인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발표한 합의문에 따르면, 우선 2013년 여름까지 전투를 조기 종료하고, 치안권을 아프간 정부의 군경에 넘기며, 이후 2014년까지 전투군 철군을 완료키로 했다. 이 시점에서 2001년 10월 시작된 테러와의 전쟁은 공식 종료된다. 그러나 나토는 아프간 군경 훈련 지원병력을 계속 주둔시키기로 해 완전한 아프간 철수는 미뤘다. 이 같은 출구전략은 2월 초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이 밝힌 조기 전투임무 종료 방침과 동일한 것이다. 이 때문에 패네타 장관의 발표를 오바마 대통령이 다시 발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프랑스는 프랑수아 올랑드 신임 대통령의 공약에 따라 2012년까지 전투병 철수를 강행키로 했다.
아프간 정부는 나토 전투병 철군 이후 10년간 매년 41억달러를 지원받기로 했다. 나토 비회원국들도 지원금을 분담키로 해 한국의 참여 여부가 주목된다. 한국이 분담금을 낼 경우 터키와 파키스탄이 각각 공개한 2,000만달러가 최소 기준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미국은 20억달러 가량을 부담키로 했다.
자르다니 파키스탄 대통령은 보급로 개방을 원하는 나토에 트럭 1대당 250달러인 통행료를 5,000달러로 인상해줄 것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테러와의 전쟁의 일환으로 요구하려 했던 10억달러의 경제피해 배상금은 말도 꺼내지 못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사진촬영하러 이동할 때 그와 잠시 대화한 것으로 정상회담을 대신하는 등 홀대했다.
아프간 출구전략에 관여해온 라이언 크로커 아프간 주재 미국대사는 조만간 교체될 것으로 알려졌다. 크로커 대사는 테러와의 전쟁 기간 이라크와 파키스탄 대사를 역임한 베테랑이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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