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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진보당/ CNP, 노조위원장 당선 도운 후 노조 수익사업 '싹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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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진보당/ CNP, 노조위원장 당선 도운 후 노조 수익사업 '싹쓸이'

입력
2012.05.21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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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노조집행부가 바뀐 A노조는 최근 조합비 집행 내역 점검 과정에서 2010년 4월부터 2011년 11월까지 CNP에 광고대행업무 명목으로 3억9,000여만원을 지급한 사실을 확인했다. A노조는 당시 정부의 관련 산업 정책과 사업주의 부당노동행위 등을 비판하기 위해 다방면의 홍보전에 나섰다. 2010년 4월에는 82개 개봉관 극장광고 용도로 5,500만원, 신문 광고로 5,500만원, 지하철광고로 1,500여만원 등을 책정해 CNP에 지급했고, 2011년 8월에도 신문 및 인터넷 광고 용도로 1억2,000여만원을 지급했다. 2.5톤 화물탑차에 광고문구를 인쇄하는 '선전래핑(wrapping) 홍보' 명목으로도 890여만원이 소요됐다. CNP는 이 같은 광고대행 업무를 통해 상당한 수수료를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업계 관행상 통상 광고비의 15%를 대행업체가 가져간다"고 말했다.

이 같은 광고비 집행을 CNP가 모두 대행했지만, 광고계약서와 견적서만 남아있을 뿐 CNP가 실제 업무를 이행했는지를 증빙하는 영수증 등은 일부만 첨부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NP측은 "증빙서류를 전임 집행부 측에 모두 제출했다"고 해명했으나, 전 집행부 담당자는 전화 연락이 닿지 않았다. A노조의 한 간부는 "통상적으로 노조가 광고를 의뢰할 때는 신문사와 직접 계약하는데, 왜 수수료 부담을 안고 대행업체에 맡겼는지 모르겠다"며 "노조 규모에 비해 광고비가 너무 많이 지출돼 CNP의 실적을 올려주기 위해 광고했을 것이란 의심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A노조의 전 집행부가 CNP측에 일감을 몰아준 데는 2010년 초 노조위원장 선거에서 CNP측의 지원을 받았기 때문이란 지적이 있다. CNP는 당시 이 집행부의 당선을 돕기 위해 선거정책 및 기획, 동영상 제작 등을 도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계 관계자는 "CNP는 노조 활동 경험이 적고 이념적 색채가 옅은 노조원들에 접근해 정책, 선거전략, 홍보물 제작 등을 일괄 관리해준다"며 "지원 후보가 당선된 후에는 구당권파 활동가를 집행부 상근자로 채용시켜 영향력을 행사하고 수익 사업도 맡는다"고 말했다. 실제 이 노조의 전 집행부도 선거에서 당선된 후 구당권파 활동가를 노조 상근자로 채용해 주요 업무를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활동가는 최근 통합진보당 전국운영위원회 등에 나타나 신당권파에 거칠게 항의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CNP는 노조뿐 아니라 대학 총학생회 선거까지 컨설팅하면서 사실상의 정치단체 역할까지 했다는 시각이 많다. CNP의 금영재 현 대표는 2009년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회'(한대련)가 주최한 선거학교 강사로 나서 '선거전략전술 수립'이란 주제로 강의하기도 했다. 대학 총학생회 선거에서 구당권파 성향의 후보를 지원해 당선시킨 뒤 이들 학생회와 수익 사업 거래를 해왔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노동계 전문가는 "CNP가 구당권파의 자금줄이자 노선 및 조직 확대의 핵심 센터인 셈"이라며 "CNP를 이끈 이석기 당선자도 이런 과정을 거쳐 구당권파 실세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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