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건평(70)씨의 비리 의혹을 수사하며 수백억원대 뭉칫돈 의혹을 공표했던 검찰이 21일 "건평씨와 뭉칫돈 계좌 주인 사이에 직접적인 거래는 없었고, 연관도 없었다"고 밝혔다. 지난 18일 "건평씨의 자금관리인으로 추정되는 사람의 계좌에서 수백억원대 뭉칫돈이 발견돼 확인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선 것이다.
검찰이 주목하고 있는 계좌는 노건평씨의 측근인 경남 김해시의 폐기물처리업체 영재고철의 실질적 대표 박영재(57)씨의 동생 석재(54)씨 명의의 계좌로, 계좌 입출금 규모가 250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준명 창원지검 차장검사는 이날 브리핑에서 "건평씨 수사 과정에서 문제의 계좌를 발견한 것은 맞지만 이 돈을 건평씨와 연관시켜 생각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며 사실상 말을 바꿨다. 이에 따라 검찰이 뭉칫돈의 정확한 규모와 사용처, 조성 경위, 관련자 조사 등도 거치지 않은 채 서둘러 언론에 공개한 사실을 스스로 시인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영재씨는 이날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1999년 동생과 회사를 설립한 이후 이상한 거래를 한 적이 없다"며 "이 같은 사실은 2007, 2008년 검찰 소환조사 등에서도 확인됐다"며 동생 석재씨 명의로 된 회사 통장 2개의 거래내역을 공개했다.
검찰은 해당 계좌의 250억여원의 출처와 사용처 등에 대해 조사하는 한편 자금추적이 끝나는 대로 박씨 등을 소환해 입출금 경위를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창원=이동렬기자 d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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