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비례대표 후보 경선 당시 온라인투표 과정에서 구당권파가 노트북을 들고 다니며 이석기 후보에게 투표하도록 독려했다는 주장이 21일 노동 현장에서 제기됐다. 이는 비공개 투표 원칙을 어기는 불법 선거를 저지른 것이어서 부정선거 의혹을 부인하는 구당권파 주장이 잘못됐음을 확인시켜 주는 것이다.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에서 근무하는 통합진보당 당원은 이날 당 홈페이지의 자유게시판에 온라인투표 과정의 불법 행위를 폭로하는 대자보 내용을 올렸다. 이에 앞서 전주공장 조합원들은 지난 11~16일 공장 내에 '가장 깨끗해야 하는 진보정치가 시정잡배보다 못한 짓거리'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게시했다. 이 대자보에는 20여명의 조합원이 서명했다.
대자보에 따르면 지난 3월 비례대표 경선이 한창일 때 "이석기 후보를 조직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힌 'A노동자회' 회원들이 노트북을 직접 들고 다니면서 당원들에게 온라인투표를 해달라고 권했다. 이 공장 조합원 중 통합진보당 당원은 300여명이다. 대자보를 게재한 당원들은 "현대자동차 출신 노동자후보를 제쳐두고 듣지도 보지도 못한 이석기 후보에게 투표하라는 독려한 것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몰계급적 행태였다"고 비판했다.
한 당원은 "특정 조직이 당원들을 일일이 찾아 다니며 이석기 후보를 찍으라고 했고 많은 당원들이 실제로 노트북 투표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장투표에서도 참관인이 이석기 후보를 찍으라고 했다는 증언도 확보했다"면서 "몇몇 당원들이 항의 차원에서 이석기 후보에게 전화도 하고 메일도 보냈지만 아무런 답이 없다"고 주장했다.
'노트북 선거'의 당사자로 지목된 A노동자회 관계자는 "투표를 독려하기 위해 노트북을 이용한 건 맞지만 조직 차원에서 특정 후보를 찍으라고 했다는 건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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