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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조원대 다단계 사기왕 조희팔, 中서 급사? 거짓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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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조원대 다단계 사기왕 조희팔, 中서 급사? 거짓 죽음?

입력
2012.05.21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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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급사(急死)인가, 위장 사망인가. '희대의 사기꾼' 조희팔(55)씨의 죽음을 두고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3만여명으로부터 3조5,000억원을 끌어모아 유례없는 피해를 남긴 그의 사기행각에 자신의 죽음마저도 거짓으로 포장한 게 아니냐는 의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경찰청은 '다단계 사기왕' 조씨가 도피 중이던 중국에서 지난해 12월19일 사망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조씨가 다단계 사기 행각으로 벌어들여 은닉한 범죄 수익금을 추적 중이던 경찰은 지난 10일 국내 거주 중인 조씨의 자녀와 형제 등 가족과 지인 9명이 지난해 12월19일 일시에 중국으로 출국했던 사실을 포착, 수사를 벌인 결과 이들이 옌타이(煙臺)시에서 열린 조씨의 장례식에 참석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조씨는 2008년 12월 충남 태안에서 중국으로 밀항, 도피 중이었다.

경찰이 인터폴을 통해 확인한 사망 원인은 급성 심근경색이다. 조씨가 지난해 12월18일 K씨 등 지인 5명을 불러 칭다오(靑島)시 한 중식당에서 양주 두 잔을 겸해 저녁을 먹다 갑자기 가슴과 배쪽의 통증을 호소해 구급차에 실려 청도의 해방군 제404병원 남방의과대학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숨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에 심장질환 관련 진료기록이 없고 시신이 중국에서 화장된 뒤 국내에 안치돼 유전자 검사를 통한 본인 확인이 불가능 하다는 점, 조씨가 중국 내에서 가짜 신분증을 사용해왔기에 사망 관련 서류 위조도 가능하다는 점 등이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관에 안치된 시신 등 장례식 현장을 담은 동영상이 발견된 것도 의심쩍다.

가족과 지인들은 "조씨의 사망 사실이 알려지면 피해자들이 보복하거나 시신을 훼손할까 걱정돼 숨겨왔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2004년 대구ㆍ서울ㆍ충청ㆍ부산 등지에서 수십개의 다단계업체를 차린 뒤 5년여간 전국에서 끌어들인 3만여명의 투자자에게 3조5,000억원의 피해를 입힌 최대 규모의 다단계 사기사건 주범이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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