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그룹이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의 합병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측은 두 회사의 합병가능성이 제기될 때마다 "현재로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혀 왔지만, 내부적으론 ▦두 회사를 완전히 하나로 합치는 방안(A안) ▦현대하이스코의 일정 사업부문만 현대제철에 넘기는 방안(B) 등을 놓고 진지하게 타당성을 따져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의 합병과 관련해 두 가지 대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은 일관제철소이며, 현대하이스코는 냉연제품과 강관을 만드는 업체다.
두 회사의 합병과 관련해 A안은 통째로 합치는 것. 이 경우 현대차그룹의 철강사업은 자연스럽게 현대제철로 일원화된다.
이와 같은 완전 합병방식을 택할 경우 현대차그룹의 사업구조가 단순화되고 철강부문의 통합 시너지효과가 극대화 된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현재 현대하이스코를 정몽구 회장의 셋째 사위인 신성재 사장이 이끌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B안은 냉연 사업 부문만을 현대제철에 넘기고, 현대하이스코는 신재생에너지와 자원개발 사업 부문만을 전담하는 기업으로 재출범시키는 구상이다. 새로운 사업포트폴리오를 갖게 된다는 장점에도 불구, 회사를 쪼개야 하는 만큼 지분구조가 복잡해지는 데다 합병에 따른 철강사업 시너지 효과가 반감된다는 단점이 있다.
업계는 비즈니스 측면에서만 본다면 두 회사를 합치는 것이 분명 시너지효과가 클 것으로 여기고 있다. 한 관계자는 "현대하이스코는 현재 현대제철로부터 열연코일을 공급받아 자동차용 강판을 만드는데, 현재 세계 철강업계의 규모 경쟁 추세로 볼 때 현대제철이 열연과 냉연 사업을 일원화해 몸집을 불려야만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이다.
아울러 양사의 합병은 향후 후계구도와도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현재 현대차 그룹의 복잡한 순환출자구조와 후계자인 정의선 부회장의 낮은 지분을 감안하면, 계열사간 지분교환과 정리가 필요한 데 이 과정에서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의 합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소식통은 "양사의 합병문제는 사업구조 일원화의 측면과 향후 후계구도 완성이란 측면에서 함께 검토될 것"이라며 "당장은 아니더라도 합병이든 사업통합이든 어떤 형태로든 교통정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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