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에서 정부군 소속 군인을 노린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 96명이 숨지고 300여명이 부상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21일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테러범이 수도 사나의 알 사빈 광장에서 예멘 통일 22주년 기념행사 예행 연습을 하던 보안군 병력을 향해 폭탄을 터뜨렸다. 이 테러범은 군복을 입고 군인 행렬에 숨어들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모하메드 나세르 아흐메드 국방장관이 사고 현장에 있었으나, 부상을 입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예멘 국방부는 사망자가 60여명이라고 밝혔으나 AFP통신은 현지 병원 관계자를 인용해 사망자가 96명, 부상자가 300여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날 폭탄 테러는 올해 2월 압드라브 만수르 하디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발생한 최대 규모의 공격으로 기록됐다. 테러를 자신의 소행이라고 밝힌 단체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현지 보안군 관계자는 이날 테러가 전형적인 알 카에다의 공격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하디 대통령의 정부군은 12일부터 예멘 남부 지역을 장악한 알 카에다 세력을 무력화하기 위한 소탕 작전을 하고 있다. 정부군과 알 카에다의 전투가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알 카에다 병사 158명, 정부군 병사 41명 등 234명이 사망했고 이날도 양측의 충돌로 남부 지역 자르에서 14명이 숨졌다.
앞서 알 카에다 지도자 아이만 알 자와히리는 음성 메시지를 통해 “(2월 권좌에서 물러난)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에 이은 하디 대통령도 미국의 요원”이라며 정부군의 소탕 작전에 저항할 것임을 강조했다. 알 카에다 아라비아반도본부(AQAP)는 지난해부터 계속된 살레 전 대통령 퇴진 운동에 따른 정국 혼란 상황을 이용, 예멘 남부 아리안주를 거점 삼아 지속적으로 세를 확장해 왔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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