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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킨 러 헌법소장, 고대 특강/ "세계 질서 세우려면 국가간 법률적 화합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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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킨 러 헌법소장, 고대 특강/ "세계 질서 세우려면 국가간 법률적 화합 필수"

입력
2012.05.21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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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민주주의는 올해로 20년이 됐습니다. 역사의 비극이었던 공산주의의 잔재를 청산하기엔 아직도 갈 길이 멉니다. 다만 한 발 한 발 나갈 뿐이죠."

'러시아 헌법의 산 증인'으로 평가 받는 발레리 드미트리예프 조르킨(69) 러시아 헌법재판소장이 21일 오후 고려대 법학신관에서 한국 학생들을 만났다. 아시아 10개 나라가 참여하는 아시아헌법재판소연합 창립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그는 이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초청으로 '세계화 시대의 국제 질서를 위한 법률적 기반'이라는 주제로 특강했다.

조르킨 소장은 "무기와 민병대가 국경을 넘어 교류되는 등 불법 행위가 국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며 "세계의 질서를 세우기 위해 인권과 민주주의라는 가치를 중심으로 한 주권국가 간 법률적 화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소련이 해체되기 직전인 1991년 초대 헌법재판소장으로 선출된 그는 93년 헌재 소장직을 사임했다. 혁신파였던 옐친 전 대통령이 보수파가 주도하는 의회와 갈등을 빚다 헌법적 근거 없이 의회 해산 명령을 내리자 "대통령의 명령은 위헌이며 탄핵 사유가 될 수 있다'고 판결한 게 화근이었다. 그는결국 물러났지만, 당시 미국 헌법학자들은 미 연방대법원의 기틀을 닦은 존 마셜 전 연방대법원장에 비유하기도 했다.

2003년 다시 헌재소장으로 선출된 그는 올해 초 4선에 성공해 10년째 러시아 헌법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2009년에는 99년부터 10년간 일시 중단됐던 사형제에 대해 전면 금지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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