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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은 中어선 나포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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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은 中어선 나포 몰랐다

입력
2012.05.21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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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어선 3척을 붙잡고 거액을 요구한 주체가 북한 해군의 지방 부대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평양의 중앙정부는 해군 지방 부대가 중국 어선을 나포한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사건 발생 초기 허둥거리다가 중국 어선을 대가 없이 풀어준 이유라는 설명이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북한에서 석방된 중국 어민 29명은 21일 오전 7시께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항에 도착했다. 부두에서 간단한 조사를 받은 이들은 건강검진을 위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석방 어선은 북한에 몸값을 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주재 중국대사관은 전날 "나포 어선과 어민이 풀려나 (중국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북한 외무성이 통보해왔다"고 밝혔다.

정체 불명의 북한 무장세력은 앞서 8일 중국 어민들을 붙잡은 뒤 외교경로 대신 사적인 접촉을 통해 120만위안(약 2억2,000만원)의 '벌금'을 요구했으며 나중에 이를 90만위안(약 1억6,500만원)으로 낮췄다.

이와 관련, 한 외교 소식통은 "북한 해군 지방 부대들이 외화벌이 차원에서 중국 선주에게 '딱지'를 팔고 일부 조업을 허용하는 일이 있다"며 "딱지를 사지 않은 어선들이 북한에서 조업하다 나포돼 벌금을 요구 받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 때문에 평양의 중앙정부는 나포 사실과 경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양국의 관계 악화를 우려한 평양이 중국 어민을 돌려보내라고 지시해 사태가 봉합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과 중국은 아직까지 어업경계선을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김일성 북한 주석과 저우언라이(周恩來) 중국 총리가 1962년 체결한 국경조약에 따르면 양국의 황해 영해 경계선은 압록강 하구(동경 124도10분6초)를 기준점으로 남쪽 공해까지 이어진다. 그러나 배타적 경제수역은 중국이 12해리, 북한이 50해리를 주장하고 있어 양국간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이처럼 경계선이 불분명한 만큼 중국 어선들이 불법 어로를 했는지 여부를 따지는 것도 쉽지 않다. 더구나 나포 세력이 중국 어선에 장착된 위성항법장비의 자료를 삭제했다는 점에서 나포 자체가 착오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과 중국 사이에는 알려지지 않은 어업 분쟁이 잦으며 분쟁 때문에 중국 어민이 숨진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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