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강원 양구군 을지전망대 고갯길에서 추락해 5명의 중상자를 낸 대전 우송중 수학여행단 버스는 출발 전부터 사고위험의 소지가 있었던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드러났다.
양구경찰서가 21일 우송중 관계자 2명을 불러 조사한 결과, 학교 측은 지난달 26일 수학여행 버스 입찰을 공고하면서 2009년 이후 출고된 45인승 버스를 요구했으나, D관광은 기준에 미달하는 노후차량을 배차한 것으로 밝혀졌다. 을지전망대를 내려오다 굴러 떨어진 차량은 2004년 모델로, 사고 당시 타이어가 심하게 마모된 상태였다. 나머지 3대 역시 2005년과 2007년 출고된 구형 버스로 계약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하지만 학교 측과 전세버스 회사는 이를 무시하고 예정대로 16일 대전을 출발해 강원도로 향했다가 변을 당했다.
버스기사도 험한 강원도 산길을 운행하기에는 경력이 턱 없이 부족했다. 기사 조모(43)씨는 지난해 5월9일 대형면허를 취득했고, 올해 1월에 입사한 초보 버스 운전자였다. 특히 조씨는 경력 10년 이상의 베테랑 기사들도 진땀을 흘리는 강원도 산악지역 운행이 이번이 처음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버스 조사 결과 타이어가 해수욕장의 튜브를 연상케 할 정도로 심하게 마모돼 있는 등 차량 상태가 엉망이었다”며 “정비불량 및 운전미숙 등 사고원인 규명은 물론 학교와 버스회사간의 계약관계에도 문제가 있는지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양구=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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