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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방송사 장기파업에 이렇게 무심해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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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방송사 장기파업에 이렇게 무심해서야

입력
2012.05.21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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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들의 파업이 끝날 줄 모른다. MBC는 벌써 넉 달 가까이 됐다. KBS와 YTN도 두 달을 훌쩍 넘겼지만 좀처럼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노조는 사장 퇴진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회사는 강경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대화나 타협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노조는 사장의 비리와 추문을 거침없이 폭로하고, 사장은 노조 간부를 해고한 것도 모자라 감옥에까지 보내려 하고 있다.

이번 방송파업은 여러 가지 점에서 과거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공정성'을 내세운 노조의 낙하산 인사의 퇴진 요구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파업에 대한 태도와 인식이 과거와는 달라도 너무나 다르다. 사상 초유의 동시파업, 최장의 방송파행에도 불구하고 노사는 물론 정부나 정치권에서 위기감이나 책임감을 찾아볼 수 없다. 시청자들조차 뉴스가 반 토막 나고, 자기가 보던 프로그램이 몇 달째 자취를 감춰도 무심하다.

목적 달성을 위해 방송파행쯤은 이제 노조에게 대수롭지 않은 것이 됐다. 공영방송 수장으로서 최소한의 자격조차 의심받고 있는 MBC 김재철 사장은 공동체 의식조차 팽개친 채, '시용기자'란 변칙적 인력운영으로 조직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데 앞장서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도 지금까지 권력의 눈치만 보고 있다가 마지못해 나서는 시늉만 하고 있다. 정치권도 말뿐이다.

공영방송의 파행과 공정성의 정치적 이용을 막기 위해서라도 공영방송의 지배구조와 사장 선임방식을 빨리 바꾸어야 한다. 정치적인 인사나 정당의 입장만 대변하는 인물이 아닌 중립적이고 전문적인 인사들이 공영방송을 이끌어가는 근본적인 제도개혁 없이는 새 사장이 오더라도 정치적 파업과 폭로, 해고와 고소ㆍ고발의 악순환이 반복될 수 밖에 없다. 19대 국회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다. 8월에도 지금처럼 KBS와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를 새로 뽑도록 해서는 안 된다. 노조 역시 정치파업이란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서라도 자신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방송의 공정성과 독립성의 제도적 장치 마련에 힘을 모으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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