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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라운지] 6연승 돌풍 '외인구단' 김시진 감독 "1위 가능할까요 저도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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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라운지] 6연승 돌풍 '외인구단' 김시진 감독 "1위 가능할까요 저도 궁금합니다"

입력
2012.05.21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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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어디까지 뛰어오를지 나도 궁금하다."

6연승의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김시진 넥센 감독의 목소리에는 힘이 넘쳤다. 지난해 최하위에서 올 시즌 단독 2위(19승1무14패)에 오르는 극적인 반전을 일으키고 있는 팀을 이끌고 있는 그였지만 남은 시즌 전망을 묻자 의외로 차분해졌다. 2011년 팀 타율(0.245), 출루율(0.323), 장타율(0.353), 홈런(79개), 득점(512점) 등 대부분에서 최하위였던 넥센은 올 시즌 환골탈태한 모습으로 21일 현재 장타율(0.421), 홈런(36개), 득점(180점), 타점(173점)에서 모두 1위를 달리고 있다.

패배주의에서 벗어난 자신감

김 감독은 최근의 상승세에 대해 "박빙의 상황에서 계속해서 이기다 보니 선수들이 자신감이 붙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6연승을 달리고 있는 넥센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파죽지세다. 선수들 스스로 "이기는 맛이 들었다"고 말할 정도로 자신감에 넘친다. 올 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김병현과 이택근이 투타에서 중심 역할을 제대로 해주며 '쉽게 질 것 같지 않은' 공포의 외인구단이 탄생했다.

무명들이 이끄는 반란

김 감독은 "단지 김병현, 이택근이 들어왔다고 달라진 것은 아니다. 기존 선수들의 기량이 올라온 것이 크다"고 밝혔다. 현재 넥센 라인업을 보면 이택근, 강정호 등 스타플레이어 외에도 만년 유망주였던 오재일, 오랫동안 백업 멤버에 머물렀던 정수성, 뒤늦게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장기영, 신고선수 출신의 허도환과 서건창이 있다. 이들 다섯 명의 연봉을 다 합쳐도 2억900만원에 불과하다. 이들이 하나로 똘똘 뭉쳐 타 팀 스타 선수 몇 명 이상 몫을 해주고 있는 것이다.

김 감독은 "우리 팀은 유망주들에게 기회의 땅이 될 수 있겠지만 바꿔 말하면 무한경쟁이다. 선수들 스스로 나태하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수성은 "매 경기 마지막이란 각오로 경기에 나선다. 그만큼 팀의 승리를 위해 온 몸을 던질 준비가 되어있다"고 말했다.

수 년간 시행착오를 통해 깨달은 선수 운영

김 감독은 지난 2009년 히어로즈에 부임 이후 3년 동안 6위-7위-8위에 머물며 많은 시행 착오를 겪었다. 투수 조련으로 유명한 김 감독도 투수 운영에 미숙한 점을 깨달았다. "예전 같으면 왼손 타자가 나왔을 때는 왼손 투수를 원 포인트로 바꿨다. 그러나 이런 식의 운영이 불펜의 과부하를 불러 여름이 지나 중요한 승부처에서 정작 투수들의 체력이 떨어지더라"며 "올해는 되도록이면 이닝 중간에 투수 교체를 잘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불펜에서 가장 많은 경기에 출전한 박성훈이 16경기 16.1이닝만을 던졌을 만큼 올 시즌 넥센 마운드는 분업화가 철저하다. 이는 곧 선발 투수들이 제 몫을 다해주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올해 거둔 19승 중에서 선발이 거둔 승리가 12승에 달할 정도로 선발투수들의 활약이 뒷받침되고 있다. 특히 두 외국인투수 나이트와 밴헤켄은 각각 5승과 3승을 기록 중이다.

김 감독에게 올 시즌 최종 순위에 대해 묻자"아직 시즌의 4분의 1도 지나지 않았을 뿐"이라며 여전히 말을 아꼈다. 그러나 그는 "우리가 지금의 상승세로 어디까지 뛰어오를지 모르겠다. 감독인 나도 궁금하다"며 미소를 지었다. 자신감이 넘치는 그는 매 경기 최선을 다하다 보면 감독 부임 후 첫 포스트시즌 진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는 "나도 인간인데 잘 하고 싶은 욕심이 안 난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시즌 끝까지 겁 없이 한번 덤벼 보겠다"고 말했다.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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