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좀비' 정찬성(25∙코리안탑팀)은 혼혈 격투기 선수 벤 헨더슨(미국)이 금의환향한 지난 2월을 잊을 수 없다.
정찬성은 세계 최고의 종합 격투기 UFC 무대 페더급(65㎏이하)에서 2연승으로 승승장구하고 있었지만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다. 모든 관심은 라이트급(70㎏이하) 챔피언에 오른 '김치 파이터' 헨더슨에게 쏠렸다.
정찬성은 부러움이 가득했다. 속으로는 "두고 보자"라며 각오를 다졌다. 마침내 지난 16일(한국시간) 미국에서 열린 'UFC on FUEL 3' 대회 메인 이벤트 경기에 올라 더스틴 포이리에(미국)를 꺾고 챔피언 도전권을 따내 주목을 받았다.
정찬성은 21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난 번 헨더슨의 기자회견에 함께 자리했는데 나한테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았다"며 "그 때 부러움과 설움이 교차했다. 메인 이벤트 경기 승리에 만족하지 않고 챔피언에 올라 기자회견장을 가득 채우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치 파이터보다 코리안 좀비가 더 멋있는 별명이다. 그냥 좀비로 불렸으면 애착이 없었을 것이다. 앞에 코리안이라는 말이 들어가니 자부심이 더 생긴다. 미국에서도 정찬성이라는 이름보다 코리안 좀비로 불리는 게 더 좋다"고 덧붙였다.
하동진 코리안탑팀 감독은 "훈련 과정에서 별명이 생겼다. 스파링 할 때 공격이 끝난 줄 알았는데 계속 들어오더라. 근성과 경기 몰입도가 남다르다. 정찬성의 끝이 어디인지 나도 궁금하다"고 설명했다.
정찬성은 조제 알도(브라질)와 타이틀 매치를 벌일 가능성이 높다. 알도는 7월28일 에릭 코크(미국)와 타이틀 방어전을 치른다. 이 대결에서의 승자가 정찬성과 맞붙는다. 현재 기량으로 볼 때는 알도의 승리가 유력하다. 정찬성도 알도와 격돌하고 싶어했다.
정찬성은 "솔직히 알도가 무섭긴 하다. 경기를 보면 사람을 팬다는 느낌이 든다. 그렇다고 피할 수 만은 없다.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 체력과 가드(방어) 동작을 보완하면 챔피언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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