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상득 의원의 전 보좌관 박배수(47ㆍ구속기소)씨가 한국수력원자력 인사청탁 비리에 개입해 거액을 챙긴 혐의가 포착돼 검찰이 수사 중인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이국철 SLS그룹 회장과 유동천 제일저축은행 회장 등으로부터 각종 로비 명목으로 10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12월 구속기소된 박씨는 경남은행 대출 압력 비리에 연루된 정황도 드러나는 등 검찰의 수사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울산지검 특수부(부장 김관정)는 최근 고리원전 납품 비리로 구속기소된 한수원 감사팀장 김모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한수원 간부들이 로비스트 윤모씨에게 인사청탁 명목으로 수천만원씩을 건넸고, 박씨가 이 과정에 개입해 거액을 챙겼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김씨가 감사 실무를 담당했던 만큼 진술의 신빙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 관련 계좌를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고리원전 납품 비리 수사 과정에서 한수원 발전소장급(2급) 이상 간부들이 납품업체로부터 수수한 뇌물을 자신의 인사청탁 로비에 사용한 정황을 포착, 로비스트 윤씨가 운영하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 S사를 압수수색해 윤씨가 작성한 인사청탁 관련 자료를 분석하고 있다.
특히 검찰은 박씨가 의원 보좌관 신분으로 국내 전체 전력의 40%를 공급하는 한수원의 인사에 영향력을 미치기 어렵다고 보고, 박씨가 이 의원과 윤씨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는지 여부를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윤씨가 평소 한수원 간부들에게 "이 의원과 막역한 사이"라고 말하면서 여러 정관계 인사들의 이름을 언급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아직은 한수원 인사청탁 비리의 그림을 그리는 단계"라며 "이 의원을 비롯한 정관계 로비로 수사 확대 가능성을 언급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이번 수사가 이 의원을 둘러싼 여러 의혹의 뇌관으로 작용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현재 대검 중수부 산하 저축은행비리합동수사단은 이 의원의 여비서 계좌에 입금된 괴자금 7억원의 출처를 추적 중이며, 이 의원이 프라임저축은행으로부터 퇴출 저지 로비 명목으로 4억원을 수수했다는 첩보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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