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구당권파 실세로 지목된 이석기 비례대표 당선자가 강기갑 혁신비대위원장의 사퇴 요구마저 거부하며 필사적인 버티기에 들어갔다.
이 당선자는 지난 18일 강기갑 혁신비대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비례대표 사퇴 의사가 없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이정미 비대위 대변인이 19일 전했다.
이 대변인은 "이 당선자는 당원 총투표를 통한 문제해결 방식을 다시 제안했다"며 "3시간 동안 논의했지만 결국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고 향후 구체적 일정도 잡지 못했다"고 말했다.
구당권파의 이석기 김재연 비례대표 당선자가 강 위원장 측의 사퇴 요구를 전면 거부함에 따라 혁신 비대위는 이들에 대한 출당 등 징계 조치를 고려 중이다. 앞서 강 위원장은 21일까지 경쟁 부문 비례대표 후보자 전원에게 후보자 사퇴신고서를 중앙당에 제출토록 했다.
구당권파 비례대표 당선자들의 이 같은 버티기에는 적잖은 정치적 노림수가 있다는 관측이다.
이석기 김재연 당선자는 최근 신당권파가 다수인 서울시당에서 구당권파가 장악한 경기도당으로 당적을 옮기며 시간 벌기에 들어갔다. 경기도당은 중앙당 조치에 대해 90일까지 결정을 미루거나 징계 수위를 경미하게 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중앙당에서 다시 징계를 결정하더라도 최대 90일이 또 소요될 수 있다.
조치가 지연되는 사이 이 당선자 등 구당권파는 6월 전당대회에서 핵심 인사들을 당 지도부에 대거 입성시켜 출당 등의 징계 조치를 막는 정치적 시나리오를 계산에 넣고 있다. 새 중앙위 체제가 전당대회에서 정파간 자유경쟁 체제로 바뀌는 점을 감안, 진성 당원들을 대대적으로 끌어 안아 중앙위를 장악해 당권을 다시 되찾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서 구당권파는 같은 자주파(NL)계열인 인천ㆍ울산 연합을 적극 공략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이 당선자는 구당권파에 대한 징계 조치를 막기 위해 다음달 전당대회에서 무슨 수를 쓰더라도 지도부에 입성하려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이 당선자는 버티기로 일관하고 구당권파들은 그 사이 물밑 세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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