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오너들이 요즘 부쩍 야구장을 찾고 있습니다. 프로야구단을 소유한 대기업의 오너들인데, 수많은 임직원을 대동하기도 하고 때론 가족과 함께 오기도 합니다.
20일 서울 목동구장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삼성 라이온즈 경기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자녀들을 데리고 나타났습니다. 이재용 사장은 워낙 야구를 좋아해 종종 야구장을 찾지만, 남매가 함께 야구장을 찾은 것은 이례적입니다. 이날 이재용 사장은 아들과 딸을(사진), 이부진 사장은 아들과 함께 중앙 탁자석에서 경기를 지켜봤습니다.
앞서 지난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도 이재용 사장은 아들과 관전했습니다. 특히 이재용 사장은 이날 유럽출장을 마치고 귀국했는데, 공항에서 야구장으로 직행했다는 후문입니다. 이재용 사장은 작년에도 야구장을 예고없이 방문, 선수들을 격려하며 갤럭시탭을 선물하기도 했지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차남 동원씨와 함께 지난 16일 두산전이 열린 서울 잠실 구장을 찾았습니다. 이날 한화는 회장의 방문을 기다렸다는 듯 짜릿한 8회 역전극을 펼쳤고, 신난 김 회장은 경기장에 내려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선수들을 격려했습니다. 이날 김 회장 외에 5,000명이 넘는 한화 임직원들이 야구장을 찾아, 그야말로 한화 물결이었다고 합니다.
평소 야구광으로 알려진 박용만 두산 회장도 지난 18일 직원들과 함께 서울 잠실구장서 열린 LG전을 관전했습니다. 그는 1루쪽 일반석에 앉아 직원들 및 팬들과 함께 응원을 펼쳐 눈길을 끌었죠. 평소 회장실에 두산 유니폼과 점퍼를 걸어놓을 만큼 야구를 좋아하는 그는 이날도 두산 베어스 점퍼를 입고 손에 팀 슬로건인 '허슬'(hustle)이란 글자를 그려 넣고 나타났습니다.
사실 프로야구는 대기업들의 자존심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입니다. 오너들이 관심을 갖게 되면 아무래도 자극도 되고 격려도 되겠지요. 올 가을에는 어느 기업 오너가 웃을까요.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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