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이동통신 시장의 맹주를 노린 중국의 용트림이 시작됐다. 중국은 다음달 세계 최대 이동통신전시회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의 아시아판을 처음으로 개최하고, 자체 개발한 중국식 시분할 LTE(TD-LTE)의 영향력을 넓히기 위한 본격 행보에 나선다.
2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다음달 20~22일 중국 상하이 신국제엑스포전시장에서 '모바일 아시아 엑스포'를 개최한다. 이 행사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가 매년 2월 유럽에서 개최하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전시회인 MWC의 '아시아 버전'이다.
지금까지는 홍콩에서 소규모 행사로 치러졌지만, 올해 처음으로 중국이 개최를 하면서 삼성전자 LG전자 노키아 모토로라 등 세계 200여개 이동통신 관련업체들이 대대적으로 참가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도 하성민 SK텔레콤 사장, 표현명 KT 사장 등 통신업계 CEO들이 총출동한다.
중국은 이동통신 가입자가 최근 10억명을 넘어서며 세계 최대 이동통신시장으로 부상했다. 특히 이번 행사에 선두에 선 차이나모바일은 가입자가 무려 6억5,000만명, 1분기 매출이 23조원에 이르는 세계 1위 이동통신업체다. 거대 중국시장에서 휴대폰을 팔기 위해선 세계 유수의 업체들은 그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통신업계에서는 이번 행사가 성공적으로 치러질 경우 유럽의 MWC보다 아시아 MWC가 더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KT 관계자는 "중국과 인도의 이동통신가입자를 합치면 20억명에 육박하고 세계 5위권 휴대폰 업체 가운데 삼성전자 LG전자 ZTE 등 3개가 아시아 업체"라며 "더구나 유럽의 재정위기 때문에 본래 MWC행사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MWC의 비중은 높아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국도 이번 행사를 단순 전시 위주에서 벗어나 최대한 기업들의 투자와 핀매 등 상업적 장으로 만들 예정이다. 특히 올해 1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서 4세대 이동통신의 표준 기술 중 하나로 채택된 TD-LTE의 확대를 적극 노릴 예정이다.
중국의 힘을 반영하듯 TD-LTE는 갈수록 세를 불리는 상황. 중국 외에 일본 인도 러시아 브라질 이통사들과 미국 클리어와이어가 TD-LTE를 선택했다.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는 2015년까지 TD-LTE 이용자가 아시아지역 1억5,400만명, 중국 5,9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만큼 통신장비업체나 휴대폰업체들의 관심이 뜨거울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미국 애플이 중국에 쏟는 관심이 남다르다. 지난해 중국서 판매된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는 2,100만대를 넘어섰고, 올해 1분기에만 아이폰 판매량이 500만대를 돌파했다. 그 바람에 중국은 애플에게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장이 됐다.
애플의 전략도 달라지는 분위기다. 현재 애플은 중국 2,3위 이동통신사인 차이나텔레콤과 차이나유니콤에 아이폰을 공급하고 있으나 지난 3월에 팀 쿡 CEO가 차이나모바일을 방문하면서 '애플-차이나모바일'제휴설이 나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티브 잡스가 생전에 차이나모바일과 TD-LTE용 아이폰 공급을 이미 협의했다"면서 "애플이 LTE용 스마트폰을 중국시장에 가장 먼저 출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른 업체들도 중국의 TD-LTE를 눈여겨보고 있다. 그 동안 중국 ZTE와 화웨이가 TD-LTE용 장비와 휴대폰을 개발했으나 이제는 알카텔루슨트 모토로라 노키아지멘스 삼성전자 등 다른 메이저들이 모두 TD-LTE용 장비와 휴대폰 개발에 뛰어들었다.
따라서 이번 행사는 '중국에 의한, 중국을 위한 중국의 TD-LTE 전시회'가 될 공산이 크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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