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인상이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다. 산업용뿐 아니라 주택용도 포함해서다.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은 최근 "전기요금을 인상하면 주택용도 같이 올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시기는 이르면 6월부터이고, 폭은 산업용 5~7%, 주택용 2~3%일 것이라는 얘기도 나돌고 있다. 한전의 고질적 적자와 악화한 전력수급상황 등에 따른 불가피한 인상이라도 공감을 위한 합리적 해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
지난해 두 차례의 요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한전은 5년 연속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누적적자액만 약 8조원에 달한다. 한전은 정부의 가격통제로 요금이 생산원가보다도 낮은 게 최대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실제 지난해 국내 전기료의 원가보상률은 평균 87%로, 생산원가 100원에 해당하는 전기요금 당 주택용은 15원, 산업용은 7원 정도를 손해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쌍수 전 한전 사장은 지난해 정부의 전기료 통제에 반발해 자진사퇴라는 초강수를 택하기도 했다.
올 여름 전력수급이 비상이라는 점도 인상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한전에 따르면 5~6월 중 예년에 비해 기온이 최대 10도 정도 높은 초여름 날씨가 지속되면서 전력수요는 200만~400만㎾ 증가한 반면, 고리 1호기(60만㎾) 등 일부 원전의 정비일정 연장으로 공급능력은 최대 360만㎾ 감소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저 수준인 전기료의 인상을 통해 절전 분위기를 시급히 확산시켜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하지만 한전 적자에 대해 지난해 직원 평균연봉 7,400만원, 2010년 기준 억대 연봉자 750명에 달하는 상황 등을 지적하며 적자해소를 위해 내핍경영이 선행돼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많다. 아울러 사회적인 절전 필요성이 강조되는 만큼 세대원수 대비 가구당 평균사용량 이하의 전력을 쓰는 알뜰가정에 대해선 전기료 부담을 최소화 해야 한다는 요구도 많다. 이를 위해 현재 3자녀 또는 5인 이상 세대원에 한정돼 있는 할인혜택과 100㎾ 범위로 일괄 적용되는 누진요금체계를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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