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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훤 기자의 부동산 카페] 4~5월 부동산 거래 침체는 윤달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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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훤 기자의 부동산 카페] 4~5월 부동산 거래 침체는 윤달 탓?

입력
2012.05.20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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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날 미역국을 먹으면 시험을 망친다' '상가집 밥이 맛있다고 하면 조문할 일이 곧 다시 생긴다'는 속설들이 있습니다.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일종의 미신 같은 것들로 개연성이 있다거나 신뢰할 근거는 없지만 왠지 안 지키면 찜찜해 '밑져야 본전이다'는 마음으로 대부분 알고도 모르는 척 그냥 지키고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윤달 역시 그렇습니다. 윤달이란 양력(365일)과 음력(354일)의 격차(11일)를 줄이기 위해 임의로 껴놓은 달로서 통상 3, 4년에 한번씩(19년에 7번) 돌아옵니다. 올해는 양력 기준으로 4월21일부터 5월20일까지가 음력 3월이 한번 더 들어간 윤달 기간이었습니다.

'여분의 달' '썩은 달'이라 불리는 윤달은 과거만 하더라도 '하늘과 땅의 신이 인간에 대한 감시를 쉬는 달'이라 하여 수의를 만들거나 이장(移葬)을 하는 등 흉사(凶事)를 처리하고 이사나 집수리를 하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요즘에는 반대로 윤달을 '귀신도 모르는 달, 신도 활동하지 않는 달'로 여겨지면서 조상의 음덕을 받지 못한다 해서 이사와 결혼 날짜를 잡지 않는다고 합니다. 우주를 오가고 첨단 스마트기기가 세상을 지배하는 21세기 과학의 시대를 살면서도 윤달에 대한 정서는 해석만 달라졌을 뿐, 여전히 우리 일상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지요.

그래서일까요, 최근엔 부동산 시장 침체에 윤달 영향이 적지 않다는 말들이 많습니다. 부동산 거래 부진이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중개업자들의 말을 모아보면 올해 4월과 5월의 거래 침체만큼은 윤달 탓이 아니라고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또 많지는 않겠지만 윤달이 지나가길 기다렸던 실수요자들이 5월말 이후 움직일 것으로 내심 기대하는 중개업자들이 있는 것 또한 이 같은 분위기를 뒷받침해주고 있습니다.

윤달에 대한 정서적 통념을 중개업계가 의미 있는 시장 변수로 받아들이는 이유는 뭘까요.

일종의 보상심리 때문이란 추론이 가능합니다. 시장을 움직이는 데는 수요공급, 정부정책과 더불어 시장심리가 중요하게 작용을 하는데, 현 정부 들어 17차례나 쏟아진 정부대책에도 주택수요는 꼼짝하지 않고 있습니다. 결국 중개업자 입장에서 남은 희망은 시장심리뿐인데, 현실에선 당장 되살아날 기운이 없어 그나마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윤달을 거래부진의 원인으로 돌리며 앞으로 나아질 것이란 희망을 걸어보는 것이 아닐까요.

검증된 바 없는 윤달에 대한 미신적 통념에 기대를 품으려는 중개업계에서 부동산 거래 침체의 현주소를 발견하게 됩니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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