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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이 한방 0.5초 만에 첼시 107년 한이 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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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이 한방 0.5초 만에 첼시 107년 한이 풀렸다

입력
2012.05.20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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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첼시 FC가 유럽 축구 정상 등극의 숙원을 마침내 풀었다. 클럽 창단 107년만이다.

로베르토 디마테오 감독 대행이 이끈 첼시는 20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11~12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단판 승부에서 120분간 혈투(1-1) 끝에 돌입한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승리했다. 첼시가 유럽 클럽 대항전에서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05년 창단한 첼시는 '명문'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2003년 6월 러시아 석유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팀을 인수한 후 거금을 투자해 전력을 대폭 보강하자 상황은 달라졌다.

첼시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FA컵, 칼링컵에서 차례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축가 명가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UEFA 챔피언스리그와는 연이 닿지 않았다. 맨유와 바르셀로나(스페인) 등 전통 명가의 벽을 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첼시는 올 시즌 마침내 유럽 정상에 우뚝 섰다.

아이러니하게도 2003년 이후 정규리그에서 최악의 성적(6위)을 낸 시즌에 유럽 정상의 꿈을 이뤘다.

첼시의 2011~12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축구에서 실력 만으로 승리할 수 없음을 확인시키고 있다. 첼시는 바르셀로나와의 4강전에서 내용 면에서는 일방적인 열세를 보였지만 '질식 수비'와 효과적인 역습으로 1ㆍ2차전 합계 3-2로 승리해 결승에 올랐다. 20일 열린 경기에서도 바이에른 뮌헨은 슈팅 수에서 36대 9로 앞서는 등 120분 내내 첼시를 압도했다. 그러나 '행운의 여신'은 뮌헨을 외면하고 첼시에 미소를 던졌다.

간판 골잡이 드로그바는 '승리를 부르는 파랑새'임을 확인시켰다. 후반 38분 토마스 뮐러의 선제골이 터질 때만 해도 바이에른 뮌헨의 우승이 유력해보였다. 그러나 후반 43분, 이날 처음으로 얻은 코너킥 찬스에서 첼시는 동점골을 뽑아냈다. 후안 마타가 크로스를 올렸고 골지역 오른쪽에서 솟구친 드로그바가 절묘한 헤딩으로 볼의 방향을 틀었다.

승부는 연장으로 이어졌다. 드로그바는 전반 3분 페널티지역에서 쇄도하던 프랑크 리베리에 파울을 범했고 지체 없이 페널티킥(PK)이 선언됐다. 그러나 키커로 나선 아르연 로번의 위력 없는 왼발 슈팅을 첼시 수문장 페트르 체흐가 막아냈다.

바르셀로나와의 4강 2차전에 이어 또 다시 드로그바가 '역적'으로 전락할 위기에서 탈출하는 순간이었다. 드로그바는 지난달 25일 바르셀로나전에서 1-2로 뒤진 후반 4분 세스크 파브레가스에 파울을 범해 상대에게 PK를 내줬지만 키커로 나선 리오넬 메시가 골대를 때리는 실수를 저질렀다.

경기 피날레도 드로그바의 몫이었다. 승부차기 스코어 3-3으로 맞선 상태에서 바이에른 뮌헨 5번 키커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의 슈팅이 골포스트를 맞춘 것. 이어 등장한 드로그바는 가볍게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우승의 환희를 만끽했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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