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통합진보당과의 야권연대 재검토 주장과 관련해 "의원총회를 열어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통합진보당 사태 이후 당내에서 야권연대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야권연대의 지속 여부 및 방향 등과 관련해 원점에서 논의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박 위원장은 이날 5·18 민주화운동 32주년을 맞아 광주에서 열린 비대위원회의에서 "어떠한 경우에도 야권연대의 필요성은 절감하고 있지만 통합진보당에 국민의 마음을 얻는 결정을 하도록 요구했기 때문에 더 지켜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위원장은 "야권연대에 대해 어두움이 깔리고 있다"면서도 "가급적 좋은 방향으로 함께 노력하자는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박 위원장의 이날 언급은 통합진보당 사태의 불똥이 진보 진영 전체로 번지면서 민주당도 안심할 수 없게 된 처지를 반영하고 있다. 실제 당내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통합진보당과의 야권연대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줄을 잇고 있다. 당권경쟁에 나선 김한길 당선자는 전날 경선 토론회에서 "과연 통합진보당과 연대를 추구하는 게 의미가 있느냐는 생각이 든다"며 야권 재구성 논의를 주장했다.
민주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제주해군기지 문제 등 각종 현안에서 진보통합당에 너무 끌려 다녔다는 지적까지 겹치면서 야권연대 재검토론은 더욱 힘을 받고 있다. 박 위원장이 전날 "야권연대를 지속해야 하는가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말한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강기갑 통합진보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민주당 대표실을 찾아 "민주당의 발목을 잡고, 우리가 자꾸 물밑으로 빠져 들어가는 형국이어서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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