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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인권교육매뉴얼 낸 에코팜므 박진숙 대표/ "우리 곁으로 피신 온 난민들이 울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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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인권교육매뉴얼 낸 에코팜므 박진숙 대표/ "우리 곁으로 피신 온 난민들이 울고 있어요"

입력
2012.05.18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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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난민신청자가 4월 4,500명에 육박했는데, 난민에 대한 이해는 바닥이에요. 한국에도 난민이 있냐는 질문을 제일 많이 받는다니까요."

이주여성 지원단체 에코팜므의 박진숙(38·여) 대표는 국내 난민 인권 증진에 팔을 걷고 나섰다. 난민은 본국에서의 인종·종교·정치적 박해를 피해 타국에서 거주하기를 원하는 사람. 우리나라도 난민 인정신청을 받기 시작한 지 9년째지만 난민 인정자는 4월 기준 신청자의 6%인 280명에 불과하다. 그가 최근 관련 기관과 단체에 배포한 난민인권교육매뉴얼을 보면 난민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빚어지는 인권침해가 적지 않다.

난민 인정 심사부터 벽이 높다. 박 대표는 "아프리카 콩고 출신의 한 신청자는 모국어인 프랑스어 통역자가 면담 도중 사전을 펴 단어를 찾는 등 말이 서툴러 난민 인정이 불허됐다며 이의 제기 소송을 내기도 했다"며 "신청자의 진술이 중요한 난민 인정 기준인데도 적절한 통역이 제공되지 않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미얀마, 몽골, 방글라데시 줌머족 출신 등 소수언어 민족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 2월 말 공포된 난민법 개정안은 이 같은 폐해를 방지하도록 난민 심사시 녹음과 녹화, 신청자가 신뢰하는 사람의 동석 등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았지만 시행되는 것은 내년 7월부터다.

우여곡절 끝에 난민 인정을 받아도 법에 명시된 '대한민국 국민과 같은 수준의 사회보장'을 받기는 쉽지 않다. 난민 인정자에게 발급되는 'F-2-2'비자를 들고 일자리를 구하러 가면 생소한 공장주들이 "이주노동자들에게 발급되는 D, E 비자를 갖고 오라"며 문전박대하기 십상이다. 의료보험에 가입하고 은행 계좌를 개설할 수 있도록 돼 있는데도 난민 지위에 무지한 관공서, 은행 직원들에게 거절당한다. 난민 인정자들에게는 여권 대신 여행증명서가 발급된다는 사실을 공항 출입국관리사무소 공무원이 몰라 출국을 제지하는 경우도 있다.

박 대표는 "밤중에 한 아프리카 출신 난민이 '아픈 아이를 당장 입원시켜야 하는데 병원에서 한국인 보증인을 찾아오라고 한다'고 전화해 달려간 적도 있다"며 "국내 난민 중에는 이런 한국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정신 건강을 해치는 경우도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박 대표는 국가인권위원회 협력사업 지원금으로 난민인권교육매뉴얼을 제작 배포한 데 이어 앞으로 난민 문제를 통합 지원할 수 있는 인터넷 포털사이트 '난민콜119'(가제) 구축, 난민 가족을 주인공으로 한 웹툰 제작 등 난민 인권 활동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난민은 본국에서 사회적 지위, 교육 수준이 높은 이들인 경우가 많다"며 "국내에서 잘 자리잡도록 도우면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이들인데 사회가 너무 방치하는 것 아니냐"며 난민 인권에 대한 관심을 호소했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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