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 윤희식)는 18일 국내 최대 성형외과로 꼽히는 서울 강남의 유명 병원을 탈세 혐의로 전격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날 서울 논현동 B성형외과 본사에 수사관들을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매출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회계장부 등을 확보했다.
국세청은 이 병원 경영진이 124억원의 세금을 탈루한 사실을 지난달 적발, 소득세 등 69억원을 추징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이 병원이 신분 노출을 꺼리는 고객들이 카드 결제를 회피하는 점을 이용해 수술비를 전액 현금으로 받는 수법으로 거액을 탈세한 사실을 확인했다. 현금 결제할 경우 카드 결제 때보다 수술비를 할인해주는 방법도 사용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병원 측은 신고에서 누락한 현금을 비밀창고에 보관한 사실이 국세청 조사결과 드러나기도 했다.
이 병원은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성형외과로 전해졌으며 강남구에 의해 외국인 유치 우수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검찰은 외국 관광객의 경우 수술비를 주로 현금 결제하는 점을 악용해 병원 측이 거액의 수입을 누락한 점도 발견했다. 한류 바람을 타고 이 병원을 찾는 외국인들은 최근 급증한 중국인 관광객을 중심으로 해마다 30% 정도 증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병원이 외국인들에게 의료관광 코스로 소개해주는 명목 등으로 구청 공무원들에게 금품을 제공했다는 첩보도 입수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또 이 병원 관계자 2, 3명이 중국 등 해외 진료를 통해 벌어들인 수입을 누락하는 방법으로 수십억원의 세금을 탈루한 정황도 추가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병원 원장 K씨는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과 100억원대의 돈 거래를 한 사실이 확인돼 지난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에서 자금거래 경위 조사를 받기도 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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