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간) 개막한 주요8개국(G8) 정상회의에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회의는 남유럽으로 확산하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로 인해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시점에 열렸다. 국제유가, 시리아 사태 등 다양한 현안이 있지만 유럽위기가 회의를 압도하고 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헤서 콘리 선임연구원은 아예 이번 회의를 '유로위기정상회의'로 칭했다.
국제사회의 위기감이 어느 때보다 높아 G8 정상들이 대책 마련에 머리를 맞댈 것이란 기대는 높다. 그 구체적인 윤곽은 회의 마지막 날인 19일 드러날 전망이나 금융시장의 기대를 맞추기 어려울 것이란 회의론도 적지 않다. 회의 참가국은 미국 일본 영국 캐나다 러시아와, 유로존의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8개국이다.
미국은 유럽 위기 대책 찾기에 가장 적극적이다. 회의 장소를 시카고에서 캠프 데이비드 대통령 별장으로 옮기고 언론 공개를 최소화한 것은 회의를 생산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수출의 25%를 차지하는 유럽의 위기가 경기회복에 찬물을 끼얹을까 우려하고 있다. 미국이 통제 불가능한 유럽변수에 전염되면 11월 대선에 악재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유럽 위기의 해법 도출을 놓고서는 성장론과 긴축론이 충돌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은 성장론의 입장에 있다. 토머스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위기수습과, 지속가능한 경기회복을 위한 방안이 이번 회의 대화의 핵심"이라며 "유럽이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토의에 진전을 이룬 점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긴축 완화에 미온적인 독일은 고립될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왕따를 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유럽 1위 경제대국으로서 위기 해결자의 위치에 있는 독일은 "위기 탈출에 긴축과 성장이 모두 필요하나 지속적인 성장의 선결조건은 긴축"이라는 입장을 갖고 있다. 메르켈 총리가 어느 선에서 성의를 표할지가 회의 성과를 좌우할 전망이다.
이번 G8 정상회의에서는 유가 안정을 위한 전략비축유 방출에 대한 합의도 시도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를 안정적으로 유지해 그러잖아도 어려운 세계경제가 2차 충격에 빠지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G8 정상들은 북한을 포함한 이란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등의 문제를 논의한 뒤 입장을 표명할 예정이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는 이번 회의로 국제무대에 데뷔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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