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역사상 최고의 경제사범으로 꼽히는 '밀수왕' 라이창싱(賴昌星ㆍ54) 전 위안화(遠華)그룹 회장이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푸젠(福建)성 샤먼(厦門)시 중급인민법원은 18일 거액의 밀수와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라이창싱에게 무기징역과 전재산 몰수 판결을 내렸다고 신화통신 등이 보도했다.
법원은 라이창싱이 1995~1999년 수출서류 허위작성 등을 통해 274억위안(약 5조원) 규모의 자동차와 석유 등을 밀수입해 관세 140억위안을 포탈했다고 인정했다. 또 라이창싱이 91∼99년 국가공무원 64명에게 현금과 주택 등 3,912만위안의 뇌물을 건넸다는 혐의도 유죄로 판단했다.
샤먼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라이창싱의 불법행위는 99년 위안화그룹의 대규모 밀수사건이 당국에 적발되면서 세간에 알려졌다. 당시 사건으로 300여명이 처벌되는 상황 속에서 혼란을 틈 타 캐나다로 건너간 그는 12년간 도피생활을 하다 지난해 7월 마침내 중국으로 강제 송환됐다.
언론은 "라이창싱이 사형판결을 받았으면 정치권 연계세력에 대한 수사 등이 진행되지 않을 수도 있었다"면서 "무기징역 판결이 정치권 내 라이창싱의 비호세력 색출 등 새로운 수사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이번 선고에서 인정된 뇌물액이 예상보다 적고 뇌물 수수가 인정된 공무원 가운데 고위층이 없어 거대 스캔들로 비화할 가능성은 적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고 전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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