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돌프 히틀러는 이탈리아 파시스트당의 약진에 자극받아 1923년 11월 독일 뮌헨에서 쿠데타를 일으켰다. 그러나 어설픈 봉기는 실패로 끝났고 그는 바이에른주 란츠베르크 육군형무소에 수감된다. 히틀러는 복역 기간 중 인종주의와 팽창주의, 반유대주의 등 나치의 망상을 집약한 두 권짜리 저서 <나의 투쟁ㆍmein kampfㆍ사진> 을 완성했다. 심복 루돌프 헤스가 집필한 이 책은 25년 출간돼 나치 패망 전까지 1,300만부가 팔린 베스트셀러가 됐다. 나의>
유럽이 20세기 최대 문제작인 이 책으로 다시 시끄럽다. 독일 바이에른주는 히틀러가 숨지자 책의 저작권을 확보해 지금까지 출판을 금지했지만 히틀러 사망 70년이 되는 2015년이 되면 저작권 시효가 소멸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바이에른주가 <나의 투쟁> 재출간 방침을 공표하면서 불거졌다. 주 정부는 미래 세대를 위한 교육차원에서 경고성 주석을 달아 책을 발간하겠다고 발표했다. 책의 상업적 이용을 막을 수단이 사라진 바에야 차라리 엄정한 해설을 곁들여 히틀러에 덧씌워진 신비감을 탈색하자는 취지였다. 나의>
하지만 논란은 독일을 넘어 유럽 전반으로 번졌다. 출판 불허를 옹호하는 쪽은 극우주의 망령의 부활을 우려한다. 지금도 독일에서는 卐를 비롯한 나치의 상징물을 소지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다. 시기적으로도 좋지 않다. 유럽 경제위기로 이민자 배척 정서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나의 투쟁> 은 신나치주의자나 극우세력이 합법적 선전도구로 악용할 수 있는 최고의 먹잇감이다. 베를린 반유대주의연구소의 볼프강 벤츠 소장은 "히틀러의 광기로 도배된 800쪽짜리 책에 어떻게 일일이 주석을 달 수 있겠느냐"며 회의적 입장을 나타냈다. 독일의 역사학자 위르겐 파울렌바흐는 " <나의 투쟁> 은 나치체제 형성에 관해 의미있는 답을 주지 못한다"며 재출간에 반대했다. 나의> 나의>
재출간 지지자들은 현실적인 이유를 내세운다. 인터넷에서 검색만 하면 <나의 투쟁> 을 통째로 내려받을 수 있는데, 반대론자들이 지나치게 관념에 경도돼 히틀러의 실체를 바로 볼 기회를 가로막는다는 것이다. 슈테판 크라머 독일 유대인중앙위원회 의장은 "지금은 싸움에서 도망치는 것보다 포용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나치의 해악을 제대로 알리는데 <나의 투쟁> 만큼 좋은 소재는 없다"고 강조했다. 나의> 나의>
BBC방송은 "지난해 영국의 한 서점은 <나의 투쟁> 을 크리스마스 추천도서 목록에 올렸다가 유대인 단체의 항의를 받고 즉시 사과해야 했다"며 "히틀러와 나치는 아직까지 유럽에서 뜨거운 감자"라고 전했다. 나의>
김이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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